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그림자놀이` / 원옥진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3년 12월 12일
그림자놀이
원옥진
당신의 팔베개가 심심해지면 내 그림자를 잘라 당신 팔에 붙이며 놀았다 당신 팔은 길어져서 내 허리를 두 번 감고도 남았다
앞마당에는 가을 햇살이 짙어져서
당신의 길어진 팔을 잡고 뜀을 뛰었다 뛰어오르면 그림자가 몸을 벗어났고 내려올 때면 플레어스커트가 낙하산처럼 펼쳐졌다
나는 허공에 머무는 것이 재미있어서 자꾸자꾸 뜀을 뛰자 하였는데
얼굴도 없고 무엇을 입었는지도 알 수 없고 이름표도 없는 그래서 마침내 당신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된 저녁이 왔다
백열등을 켜고 저녁상을 차렸다 등은 쉽게 식었고 밤은 어제처럼 서늘하고 심심했다
허리를 감았던 당신의 헐렁한 긴 팔 손잡았던 그림자만 남았다
▶ 가을 햇살 속에서 그림자는 갈라지거나 늘어나고, 나는 그 끝을 길게 이어 줄넘기를 합니다. 깔깔거리며 한바탕 놀고 났는데, 벌써 당신은 모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림자와 놀았던 것이 사실일까요, 나 혼자 신나게 놀았던 것일까요? 이제는 그림자가 당신인지, 당신이 그림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인생은 유쾌한 한 판의 백일몽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
|
| ⓒ GBN 경북방송 |
|
▶약력
2018년 제3회 직장인신춘문예 당선
|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3년 12월 12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포토뉴스
토마토 거리 원도이 벽을 쌓읍시다 아니, 벽을 삶읍시다 토마토처럼 ..
|
감은사로 간 시인류현주답사객으로 보이는 45명을 태운 버스가주차장으로 ..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
|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