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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기다리는 I` / 양해연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5월 07일
기다리는 I


양해연




I는 기다리고 있다
어제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창가의 수국은 마른꽃이 되었다
묻지 않았다
기다리는 I에 대하여
I는 묻기도 전
올 테니, 제발 믿어달라고 했다
오지 않을 걸 알지만,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기로 한다
네가 아파할까 봐

I에게 I는
다섯 살 생일에 받은 로봇 장난감이라서
크리스마스이브의 첫 고백이라서
때때로 I는 울리지 않은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무심한 사람들이 무심하게 보내온 문자를 오래 들여다본다
오지 않는 I가 보내온 암호를 해독하려는 듯

I는 알고 있는지 모른다
기다리는 I는 올 수 없는 I라는 것을
내 동공에 차오르는 바다, 갈매기 울음소릴 듣던 날 알아버렸는지 모른다
그리고 나처럼 말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는지 모른다
내가 아플까 봐 말이다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면 할수록 기다림의 결과는 실망으로 돌아오기 쉽다. 그렇다 해도 기다림은 삶의 희망이거나 이유가 된다.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는 날짜, 기다리는 소식 등 기다림의 대상이 있기에 심장이 뛰는 건지 모르겠다.
세상에 영원한 게 없다면 기다림도 마찬가지다.
그대, 지금 기다리는 무엇이 있거든 미친 듯 피어나는 봄꽃의 난장을 오래 바라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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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6년 계간 《예술가》 등단
  시집 『종의 선택』 『달팽이 향수병』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5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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