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센트와 망각
하두자
내 피돌기는 어디쯤에서 멈췄는지 한 번 막힌 기억이 다시 돌아오는 길은 어려울까요 발끝에서 머리 정수리까지 잠복한 감정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풍랑으로 떠 돌아요
어두운 망각의 변주 불빛이 누군가를 위해 빤짝이고 있다는 사실은 허구예요 어둠 속에서 저 혼자 저를 위해 빛날 뿐이죠 왼쪽의 긍정과 오른쪽의 부정이 극단적인 것처럼요
가끔은 누군가가 내 기억을 누르고 있어요
튀어나온 저 신음은 소통과 상관없이 무거워요 피돌기가 위태롭게 끊어졌다 이어지면 내 진실과 진담은 어느 곳에서나 공존할 수 있을까요
서로 잘 통한다는 말처럼 어리숙한 거짓말은 없어요 그건 제대로 섞이지 않는다는 걸 말하죠
이별을 둔 당신이 한마디 던지네요 흘러가야 하는 것과 흐르지 못하는 것을 위해 그저 붙들고만 있었다고
과도한 긴장 때문일까요 과부하가 걸린 증오 때문일까요
서로 코드가 맞지 않은 당신이 선언 위에 선언을 덧씌워요 코드를 꽂듯 현재를 지우개로 지울게요
처음 만났던 열일곱 살을 버리고 돌아올게요 당신은 언제나 봄날이었고 나는 언제나 가을이었어요
▶오월의 화사한 갈무리에 장미꽃은 더 향기롭다. 봄날 우리들이 날린 웃음은 어느 꽃잎에서 빛나고 있는지. 시는 "감정 탐구서" 이자 "관찰기록" 이라고하는데 단 한 줄의 문장을 위해서 곳곳에 숨어 있는시적인 것을 향하여 숨은 그림찾기를 한다. 내가 찾아가지 않으면 드러날 수 없는 갈피에 숨어 있는 그 문장을 향하여 아직은 아무말은 할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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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98년 《심상》 신인상 리토피아 문학상 시집 『물수제비 뜨는 호수』 『물의 집을 짓다』 『불안에게 들키다』 『프릴 원피스와 생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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