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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포마드` / 김애경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06일
포마드


김애경




어디서 꺼냈는지
빨강 노랑 파랑 삼색의 띠가 낡아
회색으로 보이는 모자를 쓰고
손자가
칼 싸움을 한다

모자가 너무 커서
얼굴을 다 덮는데도
잘도 뛰면서 논다

애가 뛸 때마다
언뜻언뜻
낯익은 포마드 냄새가 난다

퇴근한 아버지는 언제나
나를 번쩍 안아 볼을 비비셨다
수염도 따가웠지만
포마드의 그 짙은 냄새가 싫어
얼른 내려가려고 발버둥을 쳤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외동인 나를
더욱더 꼭 안아주시곤 했었다

얼굴이 땀범벅 된 손자가
모자를 소파 위로 던진다
소파 위에 누워 계시던 추억이
벌떡, 일어나
손자를 안고 볼에 뺨을
비비신다

오늘따라
그 희미한 포마드 냄새가
마음에 축축하게 쌓여
온몸을 저리게 한다




▶나는 외동딸이다. 아버지는 나를 무척 예뻐하셨지만, 아들을 선호하던 시절이라 속으로 약간 섭섭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으셨을 것이다. 그래도 매일 퇴근하고 들어오시면 나를 번쩍 안아 들고 볼에 뺨을 비비셨는데 그때는 그게 싫어 내려달라고 떼를 쓰며 발버둥을 쳤었다. 포마드 냄새 속에 아버지가 언뜻언뜻 보인다. 네가 술친구였으면 아니, 아들이었으면,,,,,, 그래도 너는 내 술친구 맞다. 아버지가 쏟아져 나를 적신다.




ⓒ GBN 경북방송




▶약력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2021년 계간 <시와편견> 등단
   시연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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