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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말을 걸어오는 나무 ` / 도인우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20일
말을 걸어오는 나무


도인우




빌라1층 모퉁이 작은 카페 입구에
계절마다 말을 걸어오는 나무가 있다

태풍 매미에게 몇 개의 팔이 잘리고
뿌리가 패이고 허리가 휜 나무
콘크리트담벼락에 기대어 죽은 듯 몇 년을 보내더니
기어이 초록의 숨결을 피워 올렸다

갓 볶은 커피 향을 머금고
촉촉한 안개를 두르고
상처 난 몸을 뒤척이는 저 파란만장

-세상은 아직 살만합니다
-땅 속은 아직 따뜻합니다

오늘 아침
격자무늬 내 창문을 두드리며
간밤의 붉은 울음을 거두어 가고

생은 아프고 무거운 거라며
초록의 숨결을 골목 가득 채워주는
저 곡진한 무량함을 보고 듣는다




▶동네 작은 카페
몇 해 동안 창가에 몸을 기댄 채 말라가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코로나19를 지나도록 힘겹게 뿌리내리며 서 있는 모습은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록의 잎을 피워내는 끈기를 보고 항상 그렇게 살자 생각했습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23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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