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다리 쑥국
조명희
언니, 우리 통영 가요
첫눈 오는 날 아는 동생이 통영에 가잔다 생선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도다리쑥국을 먹잔다
그 사람은 일 년에 한 번 꼭 통영엘 간대요
나는 통영에 여러 번 가 봤고 중앙시장에서 도다리쑥국을 먹었고 함께한 그 맛을 이제는 잊을 만한데
언제 갈까?
동생은 이른 봄에 가자 하고 나는 겨울 가기 전에 가자 한다
언니, 그거 알아요? 가자미를 입에 넣고 국물을 뜨면 입안에 바다가 요동친대요 그것도 쑥 향으로 그 사람이 그랬어요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과 이미 끝장난 사람 둘이 앉아 통영에 가자 한다
도다리는 한쪽으로 눈이 쏠려 있다는 걸 알 듯 우리도 이제는 사람에 대해 알 때가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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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통영을 가지 않는다. 마음 속에 도시 하나를 둔다는 것은 숨겨 놓은 애인과 같아 쉬이 발설하진 않지만 없는 시간에 짬을 내서라도 들여다 보게 된다. 장사도나 욕지도나 소매물도, 비진도, 연화도는 핑계였다. 게스트하우스를 정해 놓고 먼저 들러 도다리쑥국을 먹거나 나중에 들러 시락국을 먹고 떠나오기도 했던 곳 더 다녀야 했고 두고 두고 들여다 보려 했던 곳이다. 하지만, 난 언제쯤 사람을 알게 될까? 알아버려서 문제가 됐던 걸까?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과 이미 끝장난 사람의 이야기다. 불가근불가원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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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2년 〈시사사〉 신인상 2022년 정읍 상춘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 『껌 좀 씹을까』『언니, 우리 통영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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