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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명품 만들기` / 정의순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17일
명품 만들기


정의순




자투리 헝겊을 싹둑싹둑 잘라
이리 붙이고 저리 붙여서
한땀 한땀 정성껏 손바느질을 한다

서로 알지 못하던 사이였는데
꿰매 놓으니 멋지게 어울린다

느닷없이 토라졌던 너와 나 사이의
눈물과 웃음도 이리 저리 붙여 본다

자꾸만 바늘이 손가락을 찌른다
찔린 손가락에서
설움이 방울방울 솟아오른다
이까짓 것
잠시 꼬옥 누르고 있으면 괜찮아지지

도망가지 않게
더 이상 찢어지지 않게
촘촘히 세월을 바느질한다

요즘
싹둑 자른 천들을 모아
조각조각 붙여 새로운 추억을 만드느라
잠도 안 잔다




▶화요일마다 교회 카페에 모여 퀼트를 한다. 예전에는 자투리천을 모아 베갯잇도 만들고 상보도 만들었지만 요즘 퀼트는 멀쩡한 천을 짤라 이리저리 꿰매어 작품을 만든다. 안한다고 손사래 한 적도 있었다. 이제 때로는 밤새워 한땀한땀 수를 놓기도 하고 꼼꼼하게 바느질을 하여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명품을 만든다. 에르메스, 샤넬, 구찌가 부럽지 않은 명품이다. 작품을 만들면서 서로 나누는 가족 이야기, 친구와 세상 이야기가 익어간다. 명품이 만들어질 때마다 속시끄러웠던 사연들이 어느새 녹아 스며든다. 이렇게 시간과 사연과 정성이 모여 함께 성장하며 힐링한다.




ⓒ GBN 경북방송



▶약력
   서울교육대학 졸업
   2022년 계간 〈미래시학〉 등단
   시연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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