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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눈사람` / 배경희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16일
눈사람


배경희




한겨울 사과 속에 잠자는 눈이 내린다
하얀 오리를 만드는 아이들의 오후에
한 사내 점점 흐려지는 눈사람을 기다린다

그동안 세상에는 아이가 사라지고
플라스틱 포화, 이기주의, 비본질의 이파리를
도시는 여름의 무성함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아슬한 세계에서 우리는 늑대 여우였다
아무것도 없었고 아무것도 안 낳았으니
지구가 사라질 때까지 지구를 삼켜야 했다




▶외롭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늘 집에 혼자 있었다. 자연히 마당을 배회하거나 들길을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게 나의 생활이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을 힘들어했고 사람 만나는 것을 어려워했다. 늘 멀리 돌아서 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나는 나와의 거리가 있었다. 그런 나는 나를 외로워했다. 그 외로움도 나의 존재의 일부가 되었다. 그 안에서 언 사과를 꺼내어 먹는 듯하다.
한때 그 기억 속 추운 겨울날에 가 있었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진눈깨비가 불빛에 처연하게 흩날리는 밤이었다. 세상에서 홀로 있는 나를 발견했다. 눈동자는 세상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 찼고 나무와 나무 사이 공간 같은 눈물이 고였다. 모든 것이 헛것 같았고 사라지는 것들을 그리워했다. 눈이었다. 눈은 연민이었다. 눈이 내리는 모습, 바람 냄새, 빨간 치마 등이 고정되어 있었다. 다리가 꽁꽁 얼 정도로 의식의 흐름은 그곳에 닿아있다. 그 공간에는 기다림이라는 시간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그곳에서 나는 오래 기다렸다. 알 수 없는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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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등단
   시집 『흰색의 배후』 『사과의 진실』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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