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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느닷없이 애플파이` / 김정인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05일
느닷없이 애플파이


김정인




그 섬에 온 김에
소문난 애플파이를 맛보기로 했다
사과를 닮은 파이 한 개를 넷으로 나눴다
사과는 분수를 좋아해 다행이라며
억지로 생각도 욱여넣었다

리조트 앞 바닷가로
파도가 밀려왔다 밀려간다
푸른 파도는 빨간 파이의 맛을 알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영감의 원천은 뭐든지 갖다 붙일 수 있는 것
트럼프 병사들이 카드 꾸러미가 되는 명장면은
혼을 담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이야기

나는 앨리스처럼 토끼를 쫓아가
기상천외한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느닷없이 애플파이’라는 팻말을
포크로 콕 찍어준 그 낱말은 따라가고 싶었다
푸른 바다 위 갈매기는 끼룩끼룩 날고
혀끝을 스치는 맛, 빨간 애플파이

돌아오는 길
포크를 봉돌 삼아 찌를 맞추고
생각의 부력을 띄운다
끌어 올려진 문장은
세상 다시 태어나게 할 말 한마디
막힌 숨을 뚫는다
내 안에서 오래 숨 쉬고 있었다




▶강산도 변한다는 그 10년이 아득한 줄 알았더니 고작 10년이고 고작인 줄 알았더니 아득한 10년이다. 그동안 많은 것을 잃고 많은 것을 얻었다. 받은 사랑도 깊다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이어도 그저 감사할 뿐.




ⓒ GBN 경북방송




약력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오래도록 내 안에서』 『누군가 잡았지 옷깃』 『느닷없이 애플파이』
   교육서 『엄마는 7학년』, 『쑥쑥 논술머리』 등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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