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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김삼주
한 생이 하얗게 퇴색된 허리 흐릿한 노을은 생각을 잠식한다
한 생의 무게를 수레에 싣고 오르막길 위태로운 행보 길을 잃어버린 하루, 널브러진 폐지
재잘거리며 뒤따라오던 여덟 개의 손, 함께 수습한다
휘청거리는 낡은 수레 흐트러진 몸 바로 세우고 흩어진 폐지를 감수한다
하얗게 퇴색된 허리 다시 힘겹게 오른다 여덟 개의 손에 또 다른 손 힘을 더한다
밝아지는 가로등, 흐릿한 노을을 밀쳐낸다
▶봄이 익어가는 어느 날 외출하고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훈훈한 뉴스를 듣는다 안양의 초등학생 4명이 폐지 줍는 할아버지의 수레가 쓰러지자 힘을 합해 도와주니 지나가던 차량의 성인들도 힘을 모아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는 뉴스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흉흉한 뉴스가 귀를 불편하게 하고 마음을 어둡게 하는 요즘 파릇한 봄 향기에 선행의 마음을 더하니 깊고 푸른 계절이 포근하게 다가왔다 노을을 비껴가는 삶이 힘겹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보석같이 반짝이는 손길들이 많은 아름다운 세상이 우리들의 것이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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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4년 문학21 등단 용인문학, 두레문학 회원
2022년 시집「마당에 풀어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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