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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병을 치켜든 그가
강애나
소주병을 치켜 든 한 사내가 벗은 웃통 안주 삼아서 술을 마시더라
벌건 김치 조각과 함께 입속으로 확 쳐 넣으니 가슴이 뜨끈해지는 게 꼭 첫사랑을 앓을 때 같더라
고래 한 마리가 툭 튀어나와 뱃속에서 파도를 치는데 구더기가 스멀스멀 기어가는 것처럼 기억은 그녀의 몸을 한참이나 파먹더니
나 시방 북어가 된겨 무명천으로 묶여 문간 천장에서 흔들흔들 그네를 타고 있는 겨 바짝 마른 살로 윤회하여 그녀에게 다시 가고 있는 겨.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그리움은 사자처럼 찾아와 홀연히 가슴을 슬프게도, 웃게도 만든다. 때로는 혼자 술을 마시며 아쉬움의 촛농을 흘려보내듯, 사랑했던 사람의 따스한 품이 그리워 홀로 술병 속에서 별을 떨어뜨리고, 그 별을 잡으러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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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9년 『창조문학』 신문사 신춘문예 당선「목련화를 들여다보면」 2009년 『문학사랑』 해외문학상 수상 미국 문학지: 뉴욕 『Rogue Scholars Press』 - 2023, 2024 사화집 번역시 2편씩 게재 뉴욕 문학지 『And Then 22』 - 「할머니 꿈」 (한·영 대비) 권두시로 게재 시집: 4집 『밤 별 마중』, 5집 『범종과 맥파이』, 6집 『내 마음속 모차르트』 외 3권 사화집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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