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문경자
남편과 함께 SK 텔레콤 대리점에 들렸다 수십 종의 제품들 그중 남편은 큰 눈을 깜빡이며 신제품에 침까지 꿀꺽 삼키며 빠져든다 어떤 색깔을 좋을지 무슨 기종이 좋을지 마치 모두 다 사고 싶다는 듯 이것저것 만지작거린다 나는 안중에도 없고 폰에 정신을 흘리며 히죽히죽 웃는다 대리점 사장님의 권고에 따라 마침내 번쩍번쩍하는 은회색 폰을 골랐다 새 폰을 받아든 얼굴에 함박꽃이 피었다 -여보 폰이 좋아요 내가 좋아요? 나는 심술을 부려본다 -아무렴, 당신보다 폰이 더 좋지, 하하 화가 난 나는 죄없는 폰에게 눈을 흘기며 - 오늘 밤은 저 애랑 밤새도록 꼭 껴안고 놀아요!
▶남편은 동네 핸드폰 가게에 들려 이것 저것 골라보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신기한 핸드폰을 고르는 재미에 푹 빠졌나보다. 세상 돌아가는 정보를 알 수 있고 눈에 보이는 풍경이나 사물을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 대리점을 나오며 갑자기 남편은 폼 잡고 한번 서보란다. 핸드폰을 구입한 기념으로 한 컷 찍어주겠다나. 그는 웃으면서 찰칵 내 모습을, 나는 그의 즐거움을 마음 속에 찰칵.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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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5년 국보문학 시 등단
2009년 한국산문 수필등단
양천문학상,. 한올문학상., 양천문학인상 수상 시집 『어디 감히 여성의 개미 허리를 밟아?』 수필집『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핑크빛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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