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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호구여,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 박순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5년 05월 27일
호구여,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박순




누군가 나를 호구라고 부를 때
범의 아가리에 들어갈 때
입에 겨우 풀칠을 할 때
얼굴 몸통에 단단히 착용할 때
시라는 감옥에 스스로 갇혀
안 되는 줄 알면서 한다는 말들
정해진 옳고 그름에 대해
정해진 좋고 나쁨에 대해
자아에 대한 성찰에 몸부림치다
시인이라는 자괴감과 마주한다
함구를 하다 보니 호구가 되었다
나의 호구인 시여, 시여, 사랑하는,
입을 꾹 다물고 그대를 부른다
누군가 나를 호구라고 부를 때




▶시를 짓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아직도 많은 사람은 쓸모없음에 대해 말한다.
쓸모없음이 때론 쓸모 있음으로, 쓸모 있음이 때론 쓸모없음으로 바뀔 수 있다.
어수룩하여 남들이 나를 호구라고 불러도 좋다. 시를 호구라고 불러도 좋다.
호구인 나는 자괴감과 마주하다가 그래도 시라는 호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시인으로의 숙명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나의 호구인 시여, 시여, 사랑하는, 그대를 오늘도, 지금도 여전히 부르고 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5년 계간 『시인정신』 신인문학상
   하유상문학상, 한국예총문학상 등
   문학청춘 기획위원, 한맥문학 편집위원
   시집 『페이드 인』 『바람의 사원』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5년 0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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