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최창우 백담사 뜰 앞 냇물 위 걸려 있는 수심교 난간에 비스듬히 기대어 설악산 봉정암 감고 넘는 흰 구름을 바라본다 극락보전 아미타불 미소인 듯 수심인 듯 알 수 없는 그 표정 어쩐지 억겁의 세월 품었다 합장하던 손길로 쌓은 높고 낮은 형제 돌탑 그 정성 계곡에 가득한데 철철철 흐르는 냇물 불공 소리인 듯 청량하다 물속에 언뜻 비친 하늘 위 흰 구름 순간의 환영 幻影이 우리네 생이면 한 발 길게 뻗어 돌다리 건너는 찰나의 삶 그 또한 나그네의 생인가 ▶구름을 올려볼 때가 있다. 구름도 다리를 건넌다. 불공도 기도도 냇가에 돌탑 쌓는 정성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수백 개의 고만고만한 돌탑이 수심교 아래 발을 담그고 서서 흘러가는 흰 구름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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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9년 <문학사계> 수필 등단 시집 「하얀 강」「미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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