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8-16 22:28:3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하늘 목욕탕` / 노주현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5년 08월 15일
하늘 목욕탕


노주현




겨울 참나무 숲은 구치소 목욕탕이다
짧은 목욕 시간 맞추려 모두 옷 벗고
바깥에 떨고 서 있다

하늘 향해 서 있는 나무
가랑이 사이 한 줌 눈이 남았다
숨길 것이 있어 눈 움켜쥐고
손 모으고 서 있는가

기다리던 하늘 목욕탕 문이 열린다
적은 물에 겨우 몸을 적신다
땟국물이 몸통을 흘러내린다

청설모는 마른 가지 건너뛰며 재주부리다
가지 끝 물방울로 목을 축인다

나무 끝까지 밀고 올라온 생명의 반짝임
숲의 식구들 기지개 켜며
옷 갈아입을 시간이 임박했다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데, 어떤 날들은 유난히 길게 늘어진다. 차가운 공기는 숨결마저 얼려놓지만, 마음속 불씨는 꺼지지 않는다. 아무 말 없이 견디는 동안, 나를 지탱한 것은 희미하게 스며드는 빛과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였다. 그 소리와 빛이 내 어둠을 조금씩 걷어내고, 다시 세상을 향해 걸어가게 했다. 그 길 위에서 나는 오래 생각했다. 무엇이 나를 붙잡고 있는가. 그리고 알았다. 끝내 놓지 못한 이 땅과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25년 계간 『서정시학』 신인상
   서정시학회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5년 08월 15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하늘 목욕탕 노주현겨울 참나무 숲은 구치소 목욕탕이다 짧은 목욕 시간 .. 
버그김유섭모조 태양이 떠오른다.무한 하루가 시작된다.플라스틱 가로수 이.. 
내가 모르는 운명이 정해지고 있다면 누군가 그것을 미리 그려 놓는 중이..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