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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푸른 사내` / 안이숲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5년 10월 14일
푸른 사내


안이숲




저 바다란 사내 말이에요
가슴팍이 넓은 커튼 같아요

반짝거리는 사이다를 마시다가 겨울 바다를 생각했어요
이두박근 아저씨의 마음을

커튼을 열어 바다의 깊이로 풍덩 뛰어들고 싶어
푸른 그 입술에 잠기면 달콤할까요

기도가 사랑에 입수할 타이밍을 묻는 거라면
출렁임이 간결한 고백을 듣고 싶어요
유월은 약속이라고
만년설은 끄떡없다고

두 손을 모으면 뽀글뽀글 올라오는 기도
젖은 내가 타오를 수 있을까?
빈 물병이 떠 다니는 바다 맛 한가운데서

밀크셰이크처럼 녹아가는 남극의 사내 씨!
힘든가요?
아득함을 톱으로 잘라
북극곰 별자리가 보이는 깨끗한 창문을 달아주고 싶어요

마법에 걸린 마녀의 혀는
안나푸르나의 눈을 팥빙수 기계에 넣고
사하라 사막의 빗줄기에 빨대를 꽂아 먹어 치운다는데

입 큰 바람아 커튼 좀 찢어먹지 마
하늘거리는 내 시폰 레이스 좀 뜯어먹지 마

쏟아진 지구를 돌돌 말아 높이 던지면
구름을 세탁해서 하얗게 손을 내미는 여름

땀띠가 잘 나는 행동파 아저씨는
스파클링 소다수 맛

수증기 속을 타고 올라오는 투명 기포처럼 뽀글뽀글 달콤했네
펑, 하고 흘러내려도 괜찮아

저 별이란 사내에 빠지면요




▶하지만 내가 없는 그때에도, 이곳은 언제나 싱싱하고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푸른 별을 지키는 일에 좀 더 많은 생각을 더하기 한다
푸른 바다. 푸른 산. 푸른 하늘. 푸른 강. 푸른 노래. 푸른 당신.




ⓒ GBN 경북방송




▶약력
  2021 계간“시사사”신인상 수상
  2023년 아르코 문학창작 발간지원금 수혜
  평사리 문학대상
 시집 『요즘입술』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5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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