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배
이주희
동학농민혁명의 해에 태어난 외솔 한글이 목숨이라는 일념으로 잠꼬대마저 일본말로 강요받던 시절을 참아냈지요
말은 겨레의 정신이요 생명이라는 소신이 『한글』을 창간하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자고 조선어학회 회원들과 의기투합했지요
흥업구락부 사건으로 수감되었다가 친일 전향의 유혹을 뿌리쳐서 출감 후 학교에서 쫓겨났지만 『우리말본』 저술을 계속하고 『한글갈』을 펴냈지요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다시 검거된 외솔 지필묵의 차입도 서적 반입도 봉쇄된 함흥형무소 생활을 외로움과 잃은 나라 생각과 젊은이에게 공부를 권하는 시조를 지어 머릿속에 간직한 채 견뎌냈지요
한글로 나라의 힘을 기르자는 이르심을 들은 나는 이윤재 한징의 옥사 소식에도 백설이 만건곤한 시절을 청청한 낙락장송으로 버틴 외솔의 결기를 다시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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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를 쓰면서 일물일어설을 떠올리며 토씨 하나를 고민하고 나만의 시어를 위해 사전을 뒤진다. 외래어와 축약어가 일상이 된 요즘 한자어보다 우리의 고유어에 마음을 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과 더불어 일제강점기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투쟁하신 최현배 선생을 생각한다.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는 성삼문의 시조에서 “외솔”이란 호를 택했다는 최현배 선생. “한글이 목숨”이란 일념으로 옥고를 치르면서 한글을 지켜내시고 독립 후 한글날 노래도 지으신 최현배 선생의 온갖 고초와 고마움을 새긴다.
▶약력
2007년 『시평』으로 등단
시집 『마당 깊은 꽃집』 『고 씨의 평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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