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품다
김복희
처마 밑 얼기설기 정성들인 제비집이 장맛비 몰아치니 둥지째 무너졌네
어미새 애끓는 눈빛 허공만 매돌았네
흰 종이판을 곱게 깔아 보금자리 마련하여 다섯마리 새끼제비들 품듯이 보살피니
어느새 고운 날갯 짓 하늘 가득 꽃 피웠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무너지는 순간을 만난다. 애써 쌓아 올린 것들이 한순간에 허물어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허공만 바라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의 작은 손길 하나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거창한 위로도, 대단한 해결책도 아니다. 그저 곁에 있어주는 마음, 다시 일어설 때까지 잠시 품어주는 온기 같은 것.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혼자서는 견디기 어려운 시간을 지나면서 누군가에게 기대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무너진 마음을 조용히 받아주기도 했다. 그렇게 품고 품어주는 동안 상처는 조금씩 아물고, 움츠렸던 마음에도 다시 날개가 돋는다. 나는 날개를 가진다는 것이 반드시 멀리 날아가는 것만을 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누군가의 아픔을 품을 수 있는 마음도 날개이고, 다시 날아갈 힘을 건네는 마음도 날개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은 생명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 한쪽이 따뜻해진다. 무너짐이 끝은 아니라고, 잠시 주저앉은 시간도 언젠가는 다시 날아오르기 위한 시간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싶어진다. 우리에게도 그런 날개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품을 수 있고, 또 누군가의 품에서 힘을 얻어 다시 세상으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
|
 |
|
| ⓒ GBN 경북방송 |
|
▶약력
2001년 문학세계 (수필), 2005년 문예시조(시조), 2005년예술세계(시조) 등단 한국 크리스찬 문학상, 세계문인협회 문학상 대상, 경북 여성문학상, 세계문학상, 낙강문학상 수상 수필집 『장밋빛인생』
시집 『풍기인삼』, 『사랑의 힘』, 『섬돌을 밟고서면』,『사랑하며 살아가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