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시듦` / 박용진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23일
시듦
박용진
기억해, 가지에 잎망울 한 아름 휘파람 불다가 향기 만발의 꽃과 파란 애채는 낙엽으로 사라졌음을
언젠가 들른 옛집 비틀어져 죽어 가는 라일락 앙상한 안테나로 하늘을 수신했지 저물어갈 날을 미리 재면서
우련한 회색 껍질과 휘추리에 간당대는 죽음에 네 곁에 머무르고 싶었어 떠나지 말라 옷깃 잡을 때 못 이기는 척이나
만개 이상 꽃을 만개하던 시절은 한순간, 나이테는 휘어져 사그라뜨려질 애정을 생각하며 다시 시작할 여정을 꿈꾸며,
▶이사한 지 19년 만에 옛집을 찾았습니다. 낯섦이 살짝 웅크린 정원에 정들었던 라일락이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슬펐습니다. 4월 중순이면 1주일 동안 향기를 만발했던 꽃잎 사이로 흰 달을 보며 깔깔거렸지요 언젠가는 멀어질 슬픈 그리움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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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8년 불교문예 등단
문경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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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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