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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 김정화씨, 복지부 체험수기 ‘최우수’

[체험수기 최우수 당선작 내용 첨부]
김성배 기자 / 입력 : 2010년 12월 07일
경산시 드림스타트 사업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아가고 있는 김정화씨(36세, 경산시 중방동)의 수기 ‘우리집 행복 울타리’가 보건복지부의 드림스타트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이 수기는 6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싱글 맘으로서 8살 난 아들과 11살난 딸을 키우면서 생활고와 아이들의 정서불안 등 온갖 어려움을 겪던 김정화씨의 가족이 드림스타트 사업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8일(수) 오후1시30분 보건복지부 대강당에서 열리며 보건복지부장관상과 함께 상금 1백만원을 받는다.

김정화씨는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가정에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귀한 아이들의 양육을 같이해 주는 남편이자 친구이며 조언자인 드림스타트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산시 드림스타트센터도 운영부문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한국청소년상담원장상(보건복지부 드림스타트사업 위탁기관)과 상금 20만원을 받는다.



우리 집 행복울타리
(나에겐 남편이자 아이들에겐 아빠 같은 든든한 드림스타트)

이런 글을 쓸 자격이 되는 건지...오랫동안 망설였습니다.

저는 싱글 맘입니다. 이혼한 지 6년 남짓... 그 당시 나이 31세...
5살 난 아들과 8살 난 딸. 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정말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행여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씻지도 않은 채 과자 좀 뜯어먹다 잠든 아이들을 보게 되고 아침이면 눈뜨기 바쁘게 깨워 보내고 회사에 가야하기를 4년. 그렇게 난 아이들을 양육이 아닌 사육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힘든 건 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 더 많은 상처와 두려움에 살고 있었던 걸 그동안 몰랐습니다. 양육비 하나 없이 여자 혼자의 힘으로 아이들을 키울 거라고 동분서주하는 동안 아이들은 정말 말 그대로 밥만 먹이고 기본적인 욕구만 해결해 주는 엄마였습니다.

그렇게 3, 4년의 세월을 애들이 없는 것처럼 혼자 힘든 것처럼 되는대로 살다가 정신 차리고 보니 그제서야 두 어린 남매가 눈에 보였습니다. 눈망울에 두려움과 눈치와 기가 꺾여 외로움과 서러움이 가득 찬 내새끼들이 있었습니다.

학원이라고는 안 보냈으니 울딸아이는 학업 성적이 바닥인데다가 학업에 취미도 잃어버렸고 엄마의 눈치만 살피느라 정신없었습니다. 오늘도 안 맞고 그냥 지나가길 바라듯.. 고양이 앞에 생쥐인 듯 한 집에서도 내 작은 소리에도 주눅이 들고 손만 올려도 깜짝깜짝 놀라는 그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보기 싫어 화를 내고 매를 들기가 일수였습니다.

그런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딸은 그렇게 자신의 존재감을 잃고 손톱을 물어뜯어 피가 나고 그 상처를 뜯고 또 뜯고...웃음을 잃어버린 가족...웃지 않는 엄마와 웃음은커녕 오늘도 무사히 엄마의 매를 피하기만을 바라는 딸. 그리고 그 두 사람 속에서 알아서 눈치를 살펴 살길을 찾아야만 하는 어린 아들. 많이 잘못했지만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한다는 생각을 할 때는 너무 많이 늦어 버렸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몰랐습니다.

딸의 학업을 위해 공부방에 보냈지만 이미 기초가 무너진 아이는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는지 배우지 못한 내 딸은 이내 학원도 가기 싫어했고 돈과 학원문제로 인해 거짓말도 늘어만 갔습니다. 만나는 친구도 많이 불량해 보였습니다.

내 딸을 내손으로 그렇게 만들었다는 걸 이젠 알지만 그래서 미안해 하지만 그땐 몰랐습니다. 거짓말한다고..친구 잘못 사귄다고.. 학원 안 간다고.. 안 웃는다고.. 인상이 왜 그러냐고.. 다시 매를 들고 꾸중하기를 반복. 아이의 손톱은 아니 손자체가 잡기도 싫은 문둥이 손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눈치 보며 자주 아프고 또래보다 작은 체구에 말라버린 아들.. 정말 두 아이의 상태를 감당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무렵 드림스타트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드림스타트=꿈의 시작(지금부터라도 꿈을 꾸고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처음 듣는 나에겐 나쁘지 않은 단어였습니다. 얼마 안 되어 드림스타트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맞는 학업과 운동, 취미활동에 참여하도록 권유하였고 상세히 몇 번이고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들풀음악치료, 서예 및 그라운드 골프수업은 남매가 함께 참여하도록 하였고 기초가 무너진 울딸을 위해서는 수학과 영어 한자를 배우도록 하였으며, 사고력이 부족한 아들을 위해서는 리딩케어교실을 이용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냥 무료니까 달리 학원을 보낼 형편도 안 되니까 엄마 회사에서 오는 동안 노니 가라고 가기 싫다는 아이들을 반강제로 그렇게 두 아이를 보냈습니다.

하루는 차를 타고 어딜 가는 길에 아이들이 동화인 듯 용기와 희망을 가지라는 내용의 참 예쁜 노래를 함께 부르더라구요 “학교에서 배운 거가?” “아니요~들풀에서요 잼있죠?...”
“그래 엄마가 모르는 가요보다 그 노래가 듣기 좋으네”하고 말을 했더니 아이들은 그 후에 차만 타면 자랑도 하고 엄마도 기쁘게 하고 본인도 즐겁게 음악치료수업에서 배운 것을 노래합니다.

아이들의 변화는 그 어느 위로의 말보다도 도움의 손길보다도 반갑고 행복한 일이였습니다. 어느 날 “엄마 나 투명 매니큐어 사줘” “손톱이나 기르고 말하세요~”라고 비꼬니까 울딸이 내 손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는데 울 뻔했습니다. 아기 때 말고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스트레스로 인해 손톱을 물어뜯어 깎아준 일이 없었는데..“귀신이가 손톱이 와이래 기노..살다보니 울딸 손톱 기는 것도 보네ㅎㅎㅎ” “드림스타트 다닌다고 손톱 깨물 시간이 없더라^^”하고 농담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매니큐어를 3개를 사줬죠..무색..분홍..파란펄색 ㅎㅎ

전 그 어떤 변화에 앞서 울딸의 손톱이 길어지고 손이 예뻐졌다는 사실이 넘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행복합니다. 항상 손을 숨기기만 하던 아이는 이제 당당히 자신의 손을 내놓고 자신이 좋아하는 종이접기(달인수준), 바느질(동생 빵구난 팬티도 기워주고)등을 하면서 갈수록 예뻐지더군요. 예전의 예쁜 미소를 찾아가는 울딸..그리고 그런 누나와 함께 씩씩하게 자라는 울 아들...

변화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학원을 보내면 따라가질 못해 항상 기가 죽어 가기 싫어하던 울딸이 드림스타트학원 수학, 영어, 한자교실은 시간 안 놓치고 잘 가는데다가 더 놀라운 건 학업에 재미를 알았다고 해야 하나요? 성적이 지금 많이 올랐습니다. 반에서 거의 꼴찌 앞잡이를 하더니 어려운 5학년인데도 오히려 전체적인 성적이 올라 15등이랍니다.ㅎㅎ 글도 얼마나 예쁘게 쓸려고 하는지 노트정리도 깔끔하게 잘하고 희한한 일입니다.

사회과목은 40, 50점이였는데 90점대로, 수학과 국어 성적도 많이 향상되었고 한자나 영어도 글이나 길에 있는 단어를 제법 많이 알더라구요. 예전엔 그렇게 구박하며 시간을 투자하며 해줘도 도대체 머릿속에 안 들어가더니 신기합니다. 울아들요? 덩달아 3등 이내 입니다.ㅎㅎ 등수가 중요한건 아니지만 엄마입장에서는 튼튼하게 잘 자라주고 거기다 공부까지 잘해주면 금상첨화잖아요...성격까지 밝아 누구하고도 스스럼없이 대하지..ㅎㅎ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참 기적이 이런 게 기적 아닐까요? 오히려 한부모인게 좋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이들에게 제공되어지는 드림스타트의 혜택은 많았고 또 알찼습니다.
근데 마냥 좋은 일만 일어난 건 아니죠..언젠가..울딸반 어떤 아이가 누구는 서예에 골프에 음악교실도 다닌다고 자기도 보내달라고 한 모양입니다 근데 그 엄마 되시는 분이 거긴 못사는 애들 공짜로 나라에서 가르쳐 주는 곳이라고 했다며 그 애가 울딸에게 “못사나 너거집?”하고 묻는다며 울딸이 시무룩하게 묻더군요 “엄마 정말 그래요?”라고.. 잠시 곤란했지만 전 당당하고 힘차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못사는게 아니라 지금 조금 힘들게 살지만 조금만 더 가르쳐주고 함께하면 나중에 도움 받은 걸 천배 백배로 갚을 수 있는 나라의 일꾼이 될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특별히 가르쳐 주는 거야. 그래서 이름이 드림스타트이잖아..힘들다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서 꿈을 이루라고...”다른 답을 아이가 하진 않았지만 알 수 있었습니다. 내말을 이해했고 꿈을 키워 훌륭한 나라의 일꾼이 되어 자신도 어렵지만 열심히 사는 아이들을 도와주는 어른이 될 거라 다짐하는걸. 그 눈빛과 꼭 다문 입에서 알 수 있었고 지금 두 남매의 행동과 말에서 확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세상에 어느 부모인들 자식에게 최고의 환경과 좋은 것만으로 키우고 싶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맘만 있을 뿐 상황이 그러하지 못해 힘든 가정에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부모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드림스타트!!
저에게는 귀한 내 아이의 양육을 같이해주는 남편이자 친구이자 조언자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선생님이고 가고 싶은 친구 집이고 다친 꿈의 날개를 치료해주는 의사이며 든든한 울타리 같은 아빠입니다.

부족한 엄마는 아이들에게 상처주고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면서 엄만 다시 상처입고..그렇게 서로를 향해 미소 짓지 못한 우리 가정에 허락도 없이? ㅎㅎ찾아온 드림스타트로 인해 아이들이 바뀌고 삶에 찌들려 사는 엄마를 향해 건강한 미소를 지어주니 맘이 병든 엄마가 스스로를 조금씩 바꾸어가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드림스타트를 향해 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감사한 사람...내 딸과 내 아들...엄마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그동안 상처 줘서 진심으로 부끄럽고 미안하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인 딸아!! 발명가이자 검사가 꿈인 아들아!!
우리 드림스타트와 함께 너희의 꿈을 향해 함께 가자!! 사랑한다^^
김성배 기자 / 입력 : 2010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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