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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몽상가의 턱` / 오현정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03일
몽상가의 턱

오현정


잠 없는 몽상가들은 얼굴 중앙에서 아래쪽까지
이어지는 부분에 손을 괴고
오늘밤도 그럴 턱이 있나
주억거리던 생각을 발음하다 턱이 빠질 때쯤
한 턱 낼 일, 터트리지

김수영의 거침없는 기개의 턱은 풀을 일으키고
아고리*의 섹시한 턱은 불멸의 그림을
머라이어 캐리**의 귀여운 턱은 오만대신 사랑을
빨간 바지 복부인의 주걱턱은 파란 집으로 데려갔던 턱
한 턱 내도 아깝지 않은 턱이지

나의 아래 위 턱 긴 곡선을 도려내며
아들 취직했을 때 한 턱
딸 얻었을 때 두 턱, 붉은 포도주를 마시고
브이라인이 되는 동안 귀밑 사각턱부터 옆 턱까지
흘린 피는 가슴에 검은 주름을 만들었지

레드카펫의 문턱에는 몽상가의 삶이 턱을 괴고 사유중이지
버릇과 인상을 턱이 빠져라 하초에 힘을 주고 씹을수록 열리지 않는 궁
꿈꾸는 자의 턱살을 만지려 훗날의 맥을 짚었지
기둥을 세우려 동시교정에 들어간 문리의 턱뼈
턱tuck 잡힌 날렵한 턱시도 언제 입을지


* 이중섭의 발달된 긴 턱을 일본사람들이 붙여준 별명. 아고(턱)+리(李)의 뜻.
**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1970~) : Hero, Emotion 등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히트곡을 부른 미국 팝계의 디바.


▶시인은 힘든 현실 속에서도 상상을 멈추지 않는다. 상상은 이상의 이미지로 기시감에 얽힌 사람과 사물의 내면을 연결한다. 화자는 나의 페르소나이자 우리 모두의 실패, 혹은 희망이다. 잠 없는 몽상가는 그들에게 칸 영화제의 주인공처럼 레드카펫을 준비하고 삶의 종려나무 상을 턱! 하니 안겨주고 싶어 오늘도 잠 못 든다.


ⓒ GBN 경북방송


▶약력
1978년, 1989년『현대문학』2회 시 추천완료로 등단.
숙명여대 취업경력개발센타 강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역임.
현재 한국시인협회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애지문학상, PEN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 들소리문학대상, 숙명문학상 등 수상 다수.
시집『몽상가의 턱』『광교산 소나무』『고구려 男子』『봄온다』『물이 되어, 불이 되어』『에스더 편지』『마음의 茶 한 잔․기타詩』『보이지 않는 것들을 위하여』등.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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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오현정 현대문학 매지문학상 한국시인협회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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