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그대가 나를 다녀가네` / 김병해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05일
그대가 나를 다녀가네
김 병 해
말끝마다 달라붙는 끈질긴 접미사처럼 저물어도 돌아오지 않는 까막 술래처럼
바람 구름 떠나서 홀로 남은 정물화처럼 엎드린 산 어깨 짚으며 구르는 만월처럼
제 육신의 끄트머리 평생 볼 수 없는 처음처럼 한 번도 자신은 옭아맨 적 없는 동아줄처럼
눈물만으로 남의 눈물 닦아주는 이슬처럼 총천연색 흑백영화 청맹과니 신접살림처럼
평생 늙지 않는 무성한 어둑 그림자처럼 올 리 만무한 연인의 푸르디 환한 약속처럼
그대가 나를 다녀가네
▶기다란 목을 하고 동구 밖을 서성이는 젖은 새벽안개도, 지난밤 서리에 하얗게 머리가 세어버린 초가지붕도 한 시절 우리의 ‘그리움’이었듯. 우리들 또한 어느 누군가에겐 ‘그리움’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올 리 만무할 연인의 푸르디 환한 약속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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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0년 서정시학 신인상
시집 『그대가 나를 다녀가네』
서정시학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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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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