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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말` / 백승용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12일



백승용


   여기, 말이 있다. 말끝은 자성을 띠고, 말과 말을 끌어 문장을 만든다. 어떤 말은 비가역적이며 어떤 문장은 전화기로 환산됐고, 또 이것들은 상처와 이음동의어로 쓰인다.

   게으른 사람은 산책하지 않는다. 나는 산책을 하지 않아 어떤 말을 안을 수 있다. 문장은 펼쳐 읽어야 한다.

   여기, 말로 만든 아침이 있다. 아침엔 당신께 전화가 온다. 수화기 너머 읽히는 웃음에 감정이 담겨 펼친 문장이 사라진다. 때로 말이 되고 문장이 되며 손끝으로 전해지는 것들. 당신의 말은 의미보다 소리가 중요한 것이라고 하겠다.

   새벽엔 목소리가 없다. 웃음도 없고 말도 잠을 잔다. 어떤 문장은 빛 없이 힘쓸 수 없다. 사전을 열던 이유가 순교는 아니다,

방 안 가득 버려진 문장이 표류한다. 책상 위 유랑하는 자는 말이 없다. 말을 하나씩 모은다 문장을 펼쳤다 찢는다. 무고했으나 작문한다면 잠들 수 없다.* 손으로 뱉은 문장들을 묵독한다. 내일엔 없을 말들. 비가역적이고 예쁜 문장이 눈과 귀를 공전한다.

   해 뜨면, 감당할 말이 인다
   우연이 마음보다 자주 일어났다


*이국종 교수의 글에서 차용.


▶자기 전 몰래 꺼내는 이름이 있다. 새벽엔 과거의 내가 먼 미래의 나를 찾아간다. 꿈과 망상 언저리의 소리를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 하나도 남아있지 않지만 조금 더 표현하고 싶은 소리들.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서 가까운 말로 대신한다. 고맙다는 말이 또 길어진다. 내게 예쁜 말을 들려주어 고맙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7년 서정시학 신인상
   서정시학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6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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