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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간밤을 문상하다` / 김문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18일
간밤을 문상하다

김문


냄새들 꽁꽁 얼어붙었다
끝내지 못한 마지막 식사의 어수선한 흔적들
혀를 밖에 두고 입을 잠근 것을 의문한다

새삼스레 비루할 것 없는 외롭고 찬 발들
안전한 길은 언제나 난간이었다

담장과 가로등 사이 얼룩무늬 자루 하나
체온을 버리고 난간을 버리고
제 울음에서 아스라이 멀어졌으리라

비닐봉지 옆구리에 코를 박고 돌이 된 당신이라는 짐승
마지막 페이지에 엎질러진 간밤이라는 시간, 그
황량한 폐허에 당신을 입관한 건
천막 하나 없는 음음정막陰陰寂寞 의 밤이었으니

소름이 부르는 소리 듣지 못한 그 밤의 귀들, 대낮이 되어서야
간밤을 문상한다

당신, 스치는 기척에도 후다닥 담을 통과하는 자루였지
난간일수록 재빠르게 재껴야 허방을 피할 수 있다고
뼛속까지 시렸으나 곁불 한번 쬔 적 없는 꽁꽁 언 발

모든 맛에는 죽음이 첨가되었다



▶간밤은 서쪽의 공간, 위험에 노출된 시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안녕하거나 안녕하지 않다.
혹한의 밤 쓰레기를 뒤져 먹고 죽은 길고양이 한 마리의 경계이탈, 경계란 세계와 세계 사이
에 존재할 뿐 種과 種 사이의 경계란 무의미하다. 존재와 존재, 거기와 여기, 언제든 일어나
거나 일어날 수 있는 절실함이 절대 거절과 맞닥뜨릴 간밤, 그 불안에 대한 기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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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6년 시와 표현 신인상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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