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사춘기` / 임서원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23일
사춘기 임서원
얘기해봐
알약에 물을 쏟은 날 욱신욱신 알약이 자랐어요 옥상에 시든 화분들은 교회 쪽으로 돌아앉고 탁 탁 빗방울이 철조 계단을 오르고 있었죠 아는 언니를 따라 며칠인가가 몇 번씩 반복 될 때까지 고양이 울음이 박힌 담을 타고 다녔어요 손바닥을 빨판처럼 붙들고 단식하듯 뛰어다녔죠 다만 엄마는 내가 아프다고 했어요 아픈 내가 꿈속에 손을 담가보면 손등까지 젖었죠 밥을 먹어도 허기진 꿈 너희들로 가득 찬 거리마다 너희들 할 말이 많았어요 뱉지 못한 말들이 굶주려 내 안쪽으로 흘러와 웅성거렸고 우리는 정돈된 게 불안해서 아무렇게나 몰려다녔어요. 오늘이 며칠째니? 질문이 싫은 날은 답도 없죠 나는 조금 덜 나쁘게 알약처럼 욱신거리며 자라고 있어요
기울어진 오늘 컵에 물을 따라요 가출하기 좋은 날입니다
▶누구나 사춘기를 겪으면서 어른이 되었겠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문득 제2의 사춘기라 여기고 싶은 날 있더군요. 조금 철이 덜 들어 덜든 만큼 느끼는 어떤 재미들, 사는 게 너무 진지할 때 내게 든 철을 조금 덜어 놓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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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5년 서정시학 신인상
서정시학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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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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