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빗소리 음계` / 박세연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25일
빗소리 음계
박세연
웅덩이에 빗물이 고인다
천천히 내려앉다가 짧은 순간, 파르르 시퍼렇게 뛰어내리는 음표들 실선 없는 악보
그 물기의 정점 아래 싹이, 쑥색을 닮은 자그마한 것이 두 팔을 양껏 뻗어 콘크리트 무게를 한 옥타브 밀어 올리는 한낮
빨랫줄에 걸린 소매마저 창가에서 무작위로 고르는 세마치장단
국지성 호우 앞에 말문 닫은 햇빛 회색으로 뿔뿔이 흩어져 장조의 감각, 예전의 기억에서 건져 올리고 있다
▶창 안에서 바라보는 빗물은 모두 하나의 악보가 된다. 장조이든 단조이든 내 기억에 더듬이를 세워 파문을 일으키는 것들을 바라보게 하는 장마철 마침 맑은 햇살이 창으로 잠깐 찾아온 오늘, 오랜만에 빨랫줄에 걸린 옷가지에 기대어 나를 함께 말린다. 단조의 소용돌이가 밝음으로 한 발짝 건너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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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경남문인협회 회원
밀양문인협회 사무차장
시집「다시 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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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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