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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동행` / 문현숙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26일
동행

문현숙


물살보다 천천히 흘러가는 모래알들
흐르다 멈추다 또 흘러간다
등을 맞댄 여자는 오래전부터
남자의 흘러가는 마음을 경전처럼 읽고 있다
여자는 남자의 어제가 익숙한 오늘이다
떠밀려가도 사라지지 않는 물 그림자들이
지금껏 지워내지 못한 추억을 닮았다
흘러가기만 하는 남자와
흘러간 것조차 숨구멍이 된 여자는
무섬 외다리를 건너가 포개진
갈대숲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동행은 두렵고 불안한 무서움에 드는 일
벗어날 수 없는 소용돌이로 번져가는 일이다
따가운 갈볕에 휘어져 반짝이는 내성천은
버린 애인처럼 다시 만난 연인처럼
무섬을 껴안고 흘러가고 흘러온다



▶열여덟 해를 병석에 누워 계시다 떠난
어머니를 그리며 무덤을 찾던 날,
외나무다리 위에 넋 놓고 앉아
물살보다 더 천천히 흘러가는 모래알을 들여다보며 알았지요.
눈앞으로 흘러와 등 뒤로 떠내려가는 물살과
흘러온 적 없는 듯 무심히 흘러가기만 하는 물살이
버린 애인처럼 다시 만난 연인처럼
동행한다는 것을.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가고 흘러오며 이어진다는 것을.



ⓒ GBN 경북방송




▶약력
2015년 제39회 방송대문학상 대상 수상
2016년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
2018년 「월간문학」 등단
2016년 3월~현재, 대구신문 「달구벌 아침」 집필 중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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