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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팔이 두 개만으로는 허전하다고 에밀 아자르가 말했을 때` / 장수철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8월 02일
팔이 두 개만으로는 허전하다고 에밀 아자르가 말했을 때*

장수철


나는 안다 그 허전함의 기원을
팔이 세 개였다면 아니 네 개였다면
혹은 팔이 없는 비단뱀처럼 무릎에서부터 너를 온몸으로 감아 오른다면
안와상융기 아래로 오래된 두 개의 우물처럼 고인
네 두 눈의 고요를 바라 볼 때의 신비를
나와 계통적으로 멀고 먼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꿈꾸는 일의 아픔을
어떤 다른 차원의 이념이나 살결로 느껴가는 것들의 서툰 조바심을
소리가 아닌 다른 물질이나 파동으로 사랑을 전할 때
그 사멸하는 마지막 순간의 별빛 같은 찬란을
내가 비단뱀처럼 세칭 혀라는 것으로 너의 향기를 내 안에 음각할 때
나는 너를 천천히 감아 오르며
이것이 우주의 가장 춥고 높은 고원이거나 극지일거라고 생각할 때의 아득함을
나는 안다
내게 두 개의 팔이 너무 많거나 부족하거나 하지 않고서
지금 이렇게 간절할 수 없음을


*로맹가리의 소설 [그로칼렝] 중에서




▶진화의 정점에 있다는 인류도 사랑 앞에서 무기력하다. 사랑의 감각과 방식은 언제부터 진화를 포기한 걸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수많은 사랑이 속절없이 파국으로 끝날 수 없다. 감정이 전달되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존재의 접점들. 당신은 팔이 너무 많고 나는 너무 없다. 껴안는 방법도 모른 채 우리는 깊은 포옹을 나눈다, 이 정도면 괜찮은 사랑일까 물으며. 우리는 일평생 사랑을 투약하고, 사랑과 투병한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9년 월간 우리시로 등단.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8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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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장수철 우리시 시와문화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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