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단단한 수제비` / 김점복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8월 09일
단단한 수제비 김점복
마른 꿈이 들이켜는 물을 개다가 서럽지 않은 촉감을 마디마디 뚝, 뚝, 끓는
물속에 던지는 일을 좋아해요 시간 속에 우러난 육수의 어울림이 미각을 자극하고 꽃잎의 문장보다 잘
조합되어야 수려한 시 한 편 익어가는 것이라고 젖은 발자국이 다녀가는 날, 슬픔 같은 시간이 끓어오르고 내려앉을 무렵
떠오르는 잊혔던 문장 빈속 다스리는 현란한 반복
혀끝에 감기는 시의 촉감, 설익은 시 한 그릇 목 넘어가는 길 좁고 낯설어 수제비를 시라고 생각하고 꼭꼭 씹으면 마른 꿈에 과한 수분을 공급했던
손저울, 눈 저울 눈금이 아주 빠르게 읽혀요 바닥에 닿기 전에 떠오르는 사유가 익어서 우려 놓은 육수와 배율을 높인
시라면 열 손가락 다 움직여야 빚을 수 있는 황금 레시피
버리지 못하고 끼고 다니는 시 가마솥에 꿈을 끓여요 질문에 질문을 던져
빚어진 시의 서정을 재발견하는 일, 세세한 체험으로 감각을 반죽하는 일에
발을 동동 구르며
▶비 내리는 날 수제비를 떠서 먹는다 식감이 좋은 수제비가 목 넘어가는 길도 편하다 입안에 머무는 몇 분간, 수제비 반죽의 농도가 읽힌다 정성, 체험이 수제비 맛에 녹아있다 시를 써 놓고 읽으면 수제비의 식감이 느껴지고 수제비를 먹으면 시의 맛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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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경남문인협회 회원 청도문인협회 회원 밀양문인협회 사무국장 시집 『걱정의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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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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