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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외로움은 광부의 삽처럼 번들거리네` / 강동완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17일
외로움은 광부의 삽처럼 번들거리네

강동완


외로움은 광부의 삽처럼 번들거리네
어두운 추억들은 검은 석탄들처럼 힘없이 부서져 내리네
광부의 심장 속에서 뿜어져 나온 따뜻한 피가 단단한 암석 틈에서 흘러 나오네
땅속에 숨어 있던 죽은 바람들이 광부의 뜨거운 목을 서늘하게 했네
석탄 가루가 날리면 광부들은 코를 손으로 막고 킁킁거리고
자꾸 눈을 깜박거리고 가볍게 날리는 것은 모두 아픈 것 이었네
광부의 시커먼 눈 속에서 잎사귀 가득한 나무들이 자라났네
강물의 냄새를 가진 꽃들이 피어났고 그 어두운 공간은
거대한 숲으로 변했지 광부들은 그 서늘한 그늘 속에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기도 했네
이 어둡고 사나운 공간에 호랑나비 하나 날아들었네
광부의 따뜻한 눈물이 나비의 영혼이 되었을까
자꾸 나비들은 광부의 젖은 눈 속으로 햇살처럼 뛰어드네
어둠뿐인 이곳에서 희미한 백열전등의 푸른빛이
광부의 가녀린 어깨위로 먼지처럼 떨어지네
삽으로 석탄을 캐던 광부는 어깨가 탈골되기도 했네
광부들의 거칠게 숨 쉬는 소리가 단단한 암석을 깨트린다
이리저리 부딪치는 빗방울처럼 떨어지다가 흔적 없이 말라 가네
이 어둠속에서 광부의 시퍼런 입술 같은 추위가 서글프게 밀려온다
광부들의 입술은 차갑게 죽은 나비의 날개 같았네
백열전등이 꺼지면 무거운 어둠속에서 광부의 눈알들이 떨어져 나와
희미하게 불을 밝힌다
나는 이 숨 막히는 어둠속에서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까 아름다운 빛 속으로,
캄캄한 어둠과 두려움, 무의식이 매일 나를 덮쳐온다
외로운 광부들은 오늘도 번들거리는 삽을 들고 어둠이 가득 찬
내 머리 속에서 삽질을 하고 있다
내 머릿속에는 햇살처럼 핏물이 가득 차있다 붉은 눈물이 되어 흘러나온다
단단한 어둠속에서 다이아몬드 같은, 죽음보다 깊은 삶의 불빛을 찾는다

나는 오늘도 번득이는 삽을 들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삶속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간다




▶광부는 어둠 속에서 곡괭이질을 하며 석탄을 캔다 광부의 처절한 몸짓은 죽음보다 깊은 삶의 불빛을 찾기 위함일 것이다 광부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한다 광부는 나가 될 수 있으며 이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는 슬픔에 젖은 모든 타인이다 광부의 어두운 내면엔 고통과 슬픔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시의 존재는 뜨거워진 나의 고통과 슬픔을 시원하게 해주는 바람과 같은 존재이다 나는 어두운 고통과 슬픔에게서 더 이상 침식 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를 쓰며 따뜻한 시선으로 슬픔을 껴않으니 슬픔은 더 이상 내게 고통이 되지 않았다 시를 쓰며 울었고 넘어졌고 웃었고 행복했다 결국 광부의 석탄을 캐기 위한 곡괭이질은 시를 쓰는 일이다 살기 위해 어둠속에서 석탄을 캤고 시를 썼다 더 이상 나를 짓누르던 슬픔은 고통스럽지 않다 내 마음속에 따뜻한, 별이 흘린 눈물이 고여 있는 것만 같다.



ⓒ GBN 경북방송



▶약력
  1995년 제주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2017년 시와세계 시부문 신인상
  시와세계시학회 회원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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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강동완 제주신인문학상 시와세계 제주시인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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