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0-05-30 오후 05:10:1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나비의 거리` / 권수찬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20일
나비의 거리
 
권수찬


꽃의 유혹을 바삐 쫒다 몸이 갸우뚱했다 
오랜 시간 날개들이 굳은 정원 속,
그곳 풍경들이 처음부터 눈에 들어왔던 것은 아니다
어머니가 다른 분신으로 부화되었던 곳 
꿈 속 길 찾아 전시관 구석구석 날아다녔다
 
화상 입은 입구로 들어섰다
온종일 현란한 빛에 둘러싸인 희뿌연 애벌레들
이곳의 빛들이 내겐 꽃으로 보였다
꿈틀거리는 날개는
꽃들에게 속삭임을 보내느라 부서질 뻔했다
여러 곳에 모여든 다층의 나비들이 팔랑대는 거리는
내밀한 수작(酬酌)과 함께 작은 비명으로 들썩거렸다
저마다 꽃들은 거울을 하나씩 숨기고 있어
작은 날개가 푸드덕거릴 때마다, 
사방 코끝으로 전해오는 열 배 스무 배 향을 내뿜었다 
 
좌우 거리는 마술에 걸렸다 
누군가 본 떠 찍은 판화 속 날개 자락들, 
불룩한 향기를 되새기느라 
거리는 수많은 알의 포화로 넘쳐나고 
나도 그곳엘 정신없이 피어 다녔다 
 
푸른 광선이 박힌 투명한 유리관 속에
부전나비 박제가 된 어머니를 발견했다
지난 날 바람의 길 흩으려
단 맛 입에 넣어 줄 때
내 날개는 어머니보다 더 단단해졌다
바위 그늘에 기울어진 채
살아서도 굳었던 어머니
나는 메마른 주윌 빙빙 돌며 
저 형광 꽃 속을 향해
펄럭거리고 있었다




▶언젠가 나비 전시관에 갔다 나비로 채워진 숲에는 다양한 나비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있었다 향기 가득한 꽃들은 마치 나비를 기다리는 듯
봉오리를 활짝 열어 제치고 있었다. 마치 현란한 나비의 거리였다.
숲을 빙 돌아 나비들이 진열된 전시관 안을 들어선 순간,
내 안의 오래된 나비 한 마리 서성거리고 있었다.
나비는 나에게 잊고 지냈던 그리움 한 자락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유리관 속 단정하게 꽂혀 있는 내 어머니 같은 나비, 푸른 형광빛은 강렬했으며
나는 어느새 아기 나비가 되어 어머니를 부르고 있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4년도 『문학의 오늘』로 등단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09월 20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권수찬 문학의오늘 나비의거리 김조민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잠든 배` / 류미야 시인
한국대중음악박물관 ‘박물관 길위의 인문학‘ 사업선정
영탁 막걸리!! 네가 왜 예천에서 나와?!!
오감만족(五感滿足) 독도새우, 울릉․독도 해역 방류!
코로나19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18일부터 방문 신청 접수
이강덕 포항시장, 유치원 및 초등학교 새내기 학생 첫 등교 축하
포항시 북구보건소, 양학동 치매보듬마을 주민설명회 개최
2020학년도 제1회 영어듣기능력평가 빈틈없는 준비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소만(小滿)` / 박솔 시인
선덕여고, 온라인공동교육에 영화사 씨네주 엄주영 대표 초대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Her* ―가상현실정재분당신이 다만 저 하늘 아래 어딘가에 있는 것만으로는공허를 메.. 
미완성 홍우식 2분의1, 4분의1 나를 접어 본다빠져나가는 시간들어둠.. 
소만(小滿)박 솔꽃밭은 저기, 저쪽 불량배들의 골목 너머에 있다솔체꽃밭으로 건너간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12일 세손으로 책봉되..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232(황오동 110-1) 2층 / 발행인 : 진병철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773-0456 / Fax : 054-773-045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00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병철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