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3-28 오후 08:34:01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방파제에서` / 고은진주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08일
방파제에서

고은진주


삼각의 구조물인가 싶지만
숨겨 놓은 한 면이 있어 어디서든 얽히고설킨다

테트라포드 뿔에 올라선 몇 명의 남자아이들
잔물결의 연기를 내뱉는다
파랑 곳곳이 필터라는 것
가지런한 스크럼으로는 구겨진 기성을 막지 못한다는 것

테트라포드, 청춘의 혐의가 짙다

뜨거운 시절이란 배짱과 딴청으로 얼룩진 진창이란 말인가

굽이 높은 집을 나와 아무 연고도 없는 뒷골목으로
전력 질주하는 일
편향과 과감일지라도 의무가 없어진 울음은 울지 않았다
도무지 참회할 일 한적 없는데
변론의 기회마저 오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은 성급한 물결로 인다
테트라포드의 분간된 경계가 끓어오른다
어느 곳이든 경계를 쌓는 순간 안과 밖으로 나뉜다
죄 없던 곳이 바깥이 되면서 죄 많은 곳이 된다

양측 모두의 적이란 다만 경계일까

간절기를 지나온 바깥은 폭력적이 되고
지키는 안쪽은 극적으로 편편해진다

서툴고 불편한 편승일지라도 테트라포드는
육지의 최전선이고 너울 성 수평선이 무시로 오는 곳이다
남자아이들의 삼각을 표방한 테트라포드, 쉬지 않고
흠뻑 물을 빨아들였다
중심을 뱉어낸다




▶이를테면 한반도에서도, 앙증맞은 혹처럼 생긴 해제반도에서 나고 자라 바다와 인척관계다. 중학교 졸업이후부터 해제반도를 떠나 살았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면 바다로 달려가 세상의 혐의를 폭발하곤 했다. 방파제에 올라서면 얽히고설킨 경계가 시원스럽게 풀린다. 환희의 파랑이 몰려오는 곳, 길몽의 설렘을 반드시 담아오게 되는 곳. 방파제는 영롱한 나의 본향이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18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2018년 시인수첩 신인상
  5.18문학상
  여수해양문학상 대상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08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고은진주 농민신문 시인수첩 518문학상 여수해양문학상 김조민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능내역` / 노해정 시인..
경주시의회 정희택 의원, ‘지방의정봉사상’수상..
이강덕 시장, “포항시-포스코 새로운 상생시대 함께 열어가길 희망”..
포항종합사회복지관 봉사단체 ‘촛불회’ 국무총리 표창 수상 영예..
포항시 북구 치매안심센터, 치매공공후견사업 후견지원회의 개최..
포항시 치매안심센터, 치매 어르신과 보호자들을 위한 원예 치유 프로그램 시작..
경북도, 사회간접자본(SOC) 국비확보 및 주요현안 대책회의..
북구 치매안심센터, 치매어르신 주거 환경 개선 안전물품 제공..
북구보건소, 결핵예방주간 및 결핵예방의 날 맞아 캠페인 실시..
국민연금 2023년 기금 운용수익률 13.59% 역대 최고..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능내역 1 노해정 호수에서 피어난.. 
우주 약국은 한가해요홍여니 너와 나의 유대감은 설화 속 감정 같은 것이.. 
눈동자를 주고 갔다정선희마지막이라고 생각할 때 단풍이 든다달마산 도솔암..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