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바늘귀에 대한 명상` / 송복련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0일
바늘귀에 대한 명상
송복련
귀 하나 열어두는 건 비좁은 마음에 창을 내는 일이지
긴 이야기도 머리말로 풀어가듯 너에게 가는 길이 캄캄한 어둠일 때 바늘귀만큼 열어두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문을 닫아걸고 가시를 둘렀지 귀를 막고 사는 동안 수시로 복병처럼 나타나 콕콕 찔러대는 답답한 고집불통은 고슴도치를 만났을 때처럼 언제나 안절부절하게 만들었지
아득한 절벽 앞에 다리가 놓이듯 높은 담장에 문하나 내어놓으면 보도블록 같은 죽은 땅 사이에 초록이 자라듯 철조망에 가려 섬이 된 사람들끼리도 실을 꿰듯 경계를 오가며 찢어지고 헤진 곳 잇대어 기우면 하나가 되고 멀었던 길도 가까워질 테지 너와 나 사이 고만한 틈만 있어도 숨을 쉬지
바늘귀만큼 틈을 내는 건 너의 가슴으로 물길을 내는 일이고 삐걱거리는 세상에 담을 허무는 일이고 서로 다른 빛깔로 수놓으며 사는 일이지
▶문득 잘 안다고 여겼던 그가 낯설어질 때, 서로 다른 생각들로 반목하며 맞설 때, 벽을 허무는 작은 길을 열었으면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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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3년 <수필과 비평> 등단. 2017년 제5회 <인간과 문학> 신인 작품상 수상 제36회 한국수필문학상 외 다수
한국문협회원 봄마루 회원
시집 「꽃과 노인」
수필집 「物의 시선」 외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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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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