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 / 김연종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1일
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
김연종
좌측통행이 세상의 진리라고 늘 한쪽으로만 다니다가 척추 측만증이 생길 즈음 세상의 등뼈는 조용히 우측으로 바뀌었다 우측통행만이 공평하게 자리를 내주고 무사히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나는 늘 바른 사나이라고 외치고 다니지만 심장은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바른 손으로 밥을 먹고 글씨를 쓰고 남은 소변을 털어 내지만 왼쪽을 능멸하는데 가장 익숙하게 사용되었다 견고한 두개골 속 뉴런들도 장벽을 허물어야 좌우 소통이 된다 푸른 시냅스에 붉은 등이 켜지면서 대뇌피질의 주름은 더욱 깊어졌다 버스노선보다도 더 희미해진 내 이념의 중앙 분리선 아직도 헷갈리는 내비게이션을 따라 가만히 페달을 밟는다 황색등에 갇혀버린 내 언어는 여전히 안개등처럼 깜박거리고
▶상표를 가리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구별하지 못한다. 두 눈을 가리면 콜라와 사이다와 탄산음료까지도 헷갈린다. 시인의 이름을 가리면 베스트 시집과 워스트 시집이 뒤바뀌기도 한다. 나사를 죄고 푸는 것처럼 좌우란 옥죄임과 느슨함의 반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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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04년 문학과 경계 등단
제3회 의사문학상 수상,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혜
시집 「극락강역」 「히스테리증 히포크라테스」 「청진기 가라사대」
산문집 「닥터 K를 위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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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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