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0-07-10 오후 10:44:0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요양꽃` / 이주언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7일
요양꽃

이주언


나도 복사꽃 같은 풍경인 적 있었네.

침 흘리는 내 입술도 한때 사내의 귓불 뜨겁게 했었지. 봉긋한 가슴 열어 어린 것의 입에 물리고, 기저귀에 퍼질러진 냄새가 아닌 꽃향기 흘리며 사내의 코끝을 자극하기도 했었지.

내 속으로 숱한 바람 불어와 닫힌 물관부
건조와 뒤틀림으로 훼손된 몸의 장치들 사이에서
기억이 헛돌고 밤낮이 바뀌고 혼자 닦지 못하는 배설에도 식욕은 떠나지 않아.

병실 침대에 나란히 누운 채 통로 쪽으로 발을 뻗어 이어가는 목숨들
요양 꽃병 속에서 끝물의 목숨 게워내는 일은 참혹에 가까워.

내 안의 물 바닥이 뿌옇게 드러나는 시간
보호사의 손길 아래 말라가는 살가죽

아직 게워내야 할 무엇이 더 남은 것인지

생이 바닥나는 것은 두렵지 않네.
소지를 태운 재처럼
나의 생, 가볍게 날려가기를 바랄 뿐이네.




▶화장실 왕래가 불가능해지면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실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과거에는 가족이 집에서 병간호를 다 했었는데, 그때 그분들은 어떻게 해냈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부모님을 바라보는 자식의 심정도 무겁지만, 어르신들은 또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아가시기 전, 요양병원에 계시던 엄마를 바라보며, 엄마의 목소리로 시를 써봤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래의 제 마음이기도 합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8년 계간 시에 등단
   2017년 제3회 창원문학상 수상
   시집 「꽃잎고래」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7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이주언 시에 창원문학상 꽃잎고래 김조민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포항시 4급 및 5급 2020.7.1字 인사이동
성건동 생활방역위원회, 생활 방역 캠페인 실시
웹드라마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제작발표회 경주춘추관에서 열려
2020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포함 대한축구협회 주최 초·중등부 대회 코로나19로 인한 취소 결정
근화여고, 책으로 세상과 통하다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인공호수` / 문숙 시인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칠칠(七七)` / 박성민 시인
‘생활 속 거리두기’ 성주문화예술회관 운영 재개!!!
이상용 고령군관광협의회장 제35회 대한민국 ‘신지식인 인증’
환동해산업연구원,˝경북해양환경해설사˝양성과정 입교식 개최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환절기증후군우중화오른쪽 심장으로 통증 하나 길게 지나는데 ‘정상 이예요.’ 의사.. 
칠칠(七七)*        -풍설야귀도(風雪夜歸圖)박.. 
인공호수 문숙분수놀이를 위해 여름 한철만 물을 채우는 호수에개구리들이 모..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12일 세손으로 책봉되..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232(황오동 110-1) 2층 / 발행인 : 진병철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773-0456 / Fax : 054-773-045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00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병철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