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유품` / 조성국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10월 30일
유품
조성국
아버지 옷가지를 죄다 태우려다, 시내 오거리양복점의 상표딱지가 붙은 옷 한 벌 챙겨들었다
큰집 제사 지내고 음복하듯 윗게베 속에 넣어온 나부죽하게 쳐서 깎은 흰 밤 몇 개와 꽃모양으로 접은 마른 쑤래미 꺼내주던
어린 겨울 곱은 내 손을 아래게베 깊숙이 넣어주던 수제신사복이었다
▶윗게비는 윗옷의 호주머니이고, 쑤래미는 오징어, 아래게베는 바지의 호주머니이란 뜻의 전라도 방언이다. 각주를 달지 않는 것은 국어사전을 한 번 뒤져보는 수고로움을 통해 어린 날의 따뜻한 아버지의 정을 느껴봤으면 했다.
|
 |
|
ⓒ GBN 경북방송 |
|
▶약력 1990년 창작과 비평 시 등단 2015년 문학동네 동시 등단 시집 「슬그머니」 「둥근 진동」 등 동시집 『구멍 집』 평전 「청년 이철규」 등
|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10월 30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포토뉴스
히말라야 소금으로 간을 할 때마다 원시의 바다였던 히말라야 하늘빛과..
|
어쩔 길 없이 나무는 꽃을 밀어낸다 더 갈 데 없는 가지 끝에 꽃들은 ..
|
백담사 뜰 앞 냇물 위 걸려 있는 수심교 난간에 비스듬히 기대어 설악산..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