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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비파` / 고성만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07일
비파

고성만


여자는
온몸이 악기였다
무기를 가지고 왔다

흙을 파고 나무로 엮은 집에서
껍질을 벗긴다 살짝
떫었다 어둠의 맛이었다
향기는
달큰하게 퍼져나갔다

음악같은 날들이
전쟁같이 흐르고

다시 보잔 약속 없이
흰 꽃잎 날리는 길로
사라져버린
그녀

슬프디슬픈 밤,
이었다




▶바람은 불을 낳는다. 불은 강을 낳는다. 강을 따라 펼쳐진 안개 헤치고 휘적휘적 걸어간다. 와락 달려드는 개, 도망친다. 낡은 옷 걸친 사내들이 에워싼다. 청동기 마을이다. 부족장 같은 사람이 딸을 데리고 와서 비파형 동검을 들고 비파를 깎아 먹어보라고 건넨다. 부족장의 딸 같은 여자가 비파를 연주한다. 모두 세 가지 종류의 비파가 등장하는 밤, 갈대숲에서 섬이 태어난다. 음악같은 날들이 전쟁같이 흐르는 동안에도 강은 주름주름 흘러갈 것이다.




ⓒ GBN 경북방송





▶약력
  1998년 동서문학 신인상
  시집 『올해 처음 본 나비』 『슬픔을 사육하다』 『햇살 바이러스』 『마네킹과 퀵서비스맨』 『잠시 앉아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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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고성만 동서문학 비파 햇살바이러스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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