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19-12-06 오전 07:55:0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그리마` / 김곳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28일
그리마

김곳


너무 많은 흔적을 가지고 있다

많은 발을 가졌다는 건
고행 같은 먼 길을 부여받았다는 것

발의 개수가 좀 모자라도
파릇한 풀잎에 숨어
귀뚤귀뚤 노래하면 안 되나
찌르찌르 울어보면 안 되나

바람 든 헛깨비처럼
소리 없는 발들만 왜 그리 많은지
마주치면 내가 소름 돋는 발, 발, 발
온 몸의 세포들이 받들어 총

하필 많은 것이 발이어서 뛸 수가 없겠다
발의 수만큼
양말이나 신발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어
발가락이 없는 발
발톱이 없는 발
뒤꿈치를 세우며 가는 발
신발인지 쉰발인지
지나간 길에 남겨진 간지러운 발자국엔
물 한 방울 없는 슬픔이 묻어난다

발의 흔적 감출 새라곤 없는
부산한 맨발이
오늘도 어느 반지하 장판을 빠져나오다 그만,
생사의 건널목이 되고

너무 많은 발을 가진 기차가 달려간다




▶산다는 건, 살아 간다는 건, 바쁘게 살아야 만 잘 사는 것이라
오해하며 사는 것 같다 사람들은.
그러나 삶의 낮은 곳에서 바삐 뛰어야만 보폭을 맞출 수 있고
쉽게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은 쉽게 눈에 띄는 벌레의 주검처럼 가볍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5년 문학도시 등단
   시집 「숲으로 가는 길」 「고래가 사는 집」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28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김곳 문학도시 고래가사는집 김조민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사)대한가수협회 포항․경주지부 이웃돕기 일일주점 포항사랑 음악회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2020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
경주행복학교’ 경상북도 문해대잔치 ‘대상’ 수상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눈 덮인 새벽을` / 이두예 시인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두껍아 두껍아` / 김유진 시인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첫눈` / 고명자 시인
경북도, 일본 수출규제 시행 3개월...전문가 초청 설명회 열어
경주 황성교회, 창립 70주년 맞아 이웃사랑 몸소 실천!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그리마` / 김곳 시인
김석기 의원, ‘철도 폐선부지의 효율적 활용 방안’ 토론회 개최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감나무 가지가 까치밥 하나 껴안고 있다 까치밥이 흘러내린 붉은 밥알 껴안고 있다 .. 
지평선을 바라본다성향숙비 온 뒤 선명한 현이라니 저 현을 건드려 소리를 내고 싶다.. 
그리마김곳너무 많은 흔적을 가지고 있다많은 발을 가졌다는 건 고행 같은 먼 길을 부..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12일 세손으로 책봉되..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232(황오동 110-1) 2층 / 발행인 : 진병철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773-0456 / Fax : 054-773-045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00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병철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