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자전거 배우기` / 조영란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10일
자전거 배우기
조영란
몸이 시키는 쪽으로 마음을 정할 것 바람이 재촉하는 대로 미래를 향해 내달릴 것 배후가 사라져도 있다고 믿을 것
꼭 잡아주고 있는 거 맞지?
뒤를 돌아보다가 앞을 놓치고 말았다 의심은 제어 되지 않았다 서툰 것이 마음이었다
넘어져도 된다고 했지만 넘어져야 된다고 했지만
펼쳐진 골목
하늘을 올려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망설이지 않는 발을 갖고 싶었으나 깨진 무릎만이 못 다한 말처럼 남아 있을 뿐
돌부리에 걸린 기분은 방향도 없이 헛돌았다
어디로도 기울지 않고 빠질 허방 하나 없는 편편한 세상이 어디 있는가
운동화 밑창 닳은 만큼 가벼워지는 거라고 그대로 사뿐 페달에 오르면 되는 거라고 너의 목소리가 등뼈처럼 하얗게 일어섰다
핸들을 놓고도 쌩쌩 잘 달리는 사람들을 구경만 하던 오후
혼자 골목에서 면목이 없었다
▶ 틈날 때마다 자전거를 탔다. 매번 다르게 타고 싶었지만 매번 다르게 넘어지는 결과만 낳을 뿐이었다. 넘어질 때마다 욕을 했다. 튀어나온 돌멩이를. 움푹 파인 구덩이를. 뒤늦게 알았다. 일어나야 할 곳은 넘어진 자리였다는 것. 나는 아직도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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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2016년 월간 『시인동네』 등단
시집 『나를 아끼는 가장 현명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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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19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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