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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하화도행 • 5 ` / 이민숙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4일
하화도행 • 5

이민숙


하화도는 새벽이다
겨우 아련한 어린 햇살이
어리디 어린 파도를 비추고
보일락말락 어린 갯강구가 몽돌 사이로 기어다닌다

하화도 할머니는 새벽부추전으로
멀리에서 온 새벽손님을 맞이한다
새벽뱃고동, 새벽안개 사이로 나그네 쳐들어와
도시의 추문을 흩뿌리지만

하화도의 새벽은 충직한 머슴!
칼칼하게 헹궈버리는 새벽파래
도시 쓰레기장에서 히피족들 웃었다는 소문!
새벽하화도, 새벽구절초
흰 서러운 애간장을 꽃피우고 있다
슬쩍 들려오는 햇살의 말발굽 소리
구절초 아홉 마디 꽃잎으로
바람바람 흔들린다

그대여 새벽사랑!
열이레 달의 머리카락에 묻어 흩날리는
절정의 문고리,
열까 말까 비밀일랑가 노랠랑가
어둑어둑 희끗희끗 새벽옹달샘처럼
차디차게 뼛속까지 감미로운,
범부채 주홍 열일곱 새벽하화도!



▶가을이면 구절초가 피고, 여름이면 청띠제비나비가 나는 향기로운 섬 하화도, 부추전과 막걸리와 서대회가 맛있는 섬, 섬을 돌면 시야는 수평선에 빼앗기고, 숲길에선 솔향이 진하게 풍긴다. 처음 갔을 때부터 무릉도원이 있다면 이런 곳일까 라는 생각! 세상살이의 찌든 시간들을 깨끗이 씻어주던 하화도에서 한없이 시가 솟아나왔다. 그걸 두고 전생의 인연이라 하는 걸까?



ⓒ GBN 경북방송




▶약력
   1998년 《사람의 깊이》 등단
   시집 『나비 그리는 여자』 『동그라미, 기어이 동그랗다』 등
   여수 샘뿔인문학연구소에서 책읽기, 문학아카데미 운영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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