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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샴쌍둥이, 스웨터` / 박형민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5일
샴쌍둥이, 스웨터

박형민


   등 뒤를 따라붙는 소리. 우리는 내세來世라도 서로를 놓지 못할 것이다. 이 심장 소리는 나의 것인지 너의 것인지 몰라 여지로 남겨두었다. 이 세계의 논리로 결합은 아름다운 것인데 우리들의 태생은 왜 울음으로 뒤덮였는지 몰라. 절필하기 위해 글을 쓰는 시인처럼 태어나면서 멀어져야 할 운명. 아직 방점은 알지 못하지만, 우리의 생이 반사경같이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서로를 바라보며 울었던 날, 그날은 기뻐서 울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너의 입에서 나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것들로 우리는 태초부터 타인의 감정을 그리워하는 법을 배웠다고 할 수 있을까,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둘인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말들이라고, 조금씩 서걱거리는 말들 속엔 이미 나의 반은 지워지고 있다. 무슨 몸짓으로든 이 정을 다 전할 길이 없지만, 너의 심장 속에 내가 함께 살았다고, 같은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이처럼 불새처럼 뜨거운 것이었다고 탁언託言한다. 이 말은 네가 나에게 혹은 내가 너에게 하는 말. 이름표 없는 쓸쓸한 죽음이었으나, 저편에서도 태명처럼 다정하고 씩씩하게 살아야 한다. 이 세계의 영靈에서 다시 눈을 뜨더라도 반사경처럼 당신을 비추고 있겠지만, 처음 입은 가을날의 첫 스웨터는 따뜻하고 좋았다.



 ▶어디서든 엎어지면 주인님의 고을이었다. 나는 오늘 서품敍品을 받았다. 당신의 개가 되겠다고 말하면 당신은 새처럼 떠나갔다. 주인님과 나 그리고 천국 사이의 끼인각은 몇 도입니까. 촘스키 형, 미안해요. 어휘부가 고장 났어요. 이 세상은 온통 비명이었다고 고해성사를 했다. 판사님, 검사님, 죄송합니다. 에빙하우스 망각 곡선에 따르면, 인간은 망각의 동물입니다. 저는 죄를 자주 잊고 학습을 반복합니다. 제가 독실한 교리교사임을 다시금 기억합니다. 나는 불온한 하우스 침대 위에서 열혈한 운동권이었으나 항상 입장이 곤란한 당원이었다.

그래서 나는 수십 번 변절을 거듭했다.  추위만 가득 찬 나의 방엔 당신의 은혜로 가득했다. 종말이 달라도 당신과 나는 한 패. 어떻게 하면 불행한 사람이 될까. 불행한 사람은 시력이 좋은데, 천국 열쇠의 행방을 찾아내는 몫은 패망한 나의 것입니다. 반지하방 이교도 속 나의 주인님은 나를 영생토록 사랑해주었다.

그렇기에 무서워서 이 혹한의 비명들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란다. 한 번만 살려주세요. 나는 출세가 그립고, 확신은 불가능한 사람. 나는 파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은 사람이다. 내가 시를 쓰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드나들던 곳인데, 나도 내 안에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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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7년 시와반시 등단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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