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막걸리와 아바타` / 이정원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6일
막걸리와 아바타
이정원
가만히 눈 감으면 영사기가 돌아간다 한 생애 영화 한 편 주인공은 나였으니 흔들면 꽃으로 피는 젊은 날의 내 아바타. 수런대던 발자취를 눈금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내리막길 슬금슬금 겁이
오르막 그때가 좋았지 막걸리 들이키던. 거울을 마주하고 비로소 나를 본다 더러 맺은 열매 속에 희뿌연 씨앗들이 미완의 종장 한 줄로 잔 속에 일렁인다.
▶나이를 먹다 보니 지난날은 아스라하고 남은 날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만큼 짧다. 눈을 감고 회상해 보면 한편의 파노라마를 보는 듯 희노애락이 필름처럼 지나가고 있다. 쉼표도 없이 달려온 한 생애가 신기루처럼 허무하여 체기 걸린 가슴처럼 답답하다. 오르막길은 힘들고 어려워도 꿈이 있어 아름다웠지만 이제 내리막길을 걷다 보니 벼랑 끝에 몰린 내 아바타를 보는 양 슬금슬금 겁이 난다. 채운 만큼 덜어내는 기쁨으로 생의 종장을 써 내려가면 나, 저 하늘의 별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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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
2005년 『현대시조』 등단
시조집 『얼레와 어금니』 등 3권
칼럼𐤟수필집 『요양병원에서 삶의 길을 묻다』 등 3권
양천문학상, 현대시조 좋은 작품상등 수상
강남문인협회 이사,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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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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