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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흰 당나귀를 만나보셨나요` / 박미산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04일
흰 당나귀를 만나보셨나요
                       -백석 시 풍으로

박미산


경복궁 지나
금천시장을 건너오면
흰 당나귀를 만날 거예요, 당신은
꽃피지 않는 바깥세상일랑 잠시 접어두고
몽글몽글 피어나는 벚꽃을 바라보아요
뜨거운 국수를 먹는 동안
흰 꽃들은 서둘러 떠나고
밀려드는 눈송이가
창문을 두드려요
펄떡이던 심장이 잔잔해졌다고요?
흰 당나귀를 보내드릴게요
혹한의 겨울을 무사히 지낸
푸릇푸릇했던 당신의 옛이야기를
타박타박 싣고 올 거예요
흰 당나귀가 길을 잃었다고요?
바람의 말과
수성동 계곡의 물소리를 따라오세요
불빛에 흔들리는 마가리가 보일 겁니다
우리 잠시, 흰 당나귀가
아주까리기름 쪼는 소리로
느릿느릿 읽어주는 시를 들어보자고요




▶우리는 푸릇푸릇 젊은 날, 시집 한 권쯤은 가슴에 품고 살았던 문학소년 문학소녀였습니다. 그런데 바쁜 일상에 치여 살면서 시를 보고 펄떡이던 심장이 그만 잔잔해지고 말았지요. 이제 꽃피는 청춘이 사그라지고 혹한의 계절인 겨울이 왔습니다. 인생의 여유가 생긴 지금, 젊은 날에 꿈꾸었던 바람의 말과 벚꽃과 눈꽃송이와 흰 당나귀가 느릿느릿 읽어주는 시를 음미하며 문학이 있는 거리를 천천히 걸어보면 어떨까요?



ⓒ GBN 경북방송




▶약력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시인
200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등단
2014년 11월 조지훈 창작지원상
시집 『루낭의 지도』(2008년 문예진흥기금 수혜)
       『태양의 혀』(2014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2017년 6월~현재까지 《세계일보》 「박미산의 마음을 여는 시」 연재 중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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