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종이컵` / 김영경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11일
종이컵
김영경
줄줄이 포개져 있는 얼굴들 하나씩 던져봐
찢어지고 구겨져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종교는 얼굴이 아니지만
나에게 쏟아봐 온갖 비난과 칭송의 말들 나누어 주세요 아름다운 오해가 쌓이면 한쪽만 젖은 새 얼굴을 꺼낼 테니까
분노도 수혈이 가능하다면 공장이 아니라 종교에서 태어나겠어요 종이컵처럼 투석의 대상처럼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젖어라젖어라확더젖어라
당신들은 계속 감정을 수혈하겠지만
괜찮습니다 칭찬은 거부할게요
아름다운 오해는 확고한 예언을 만들지 신을 믿고 천국으로 가세요 목적지가 확실한 종이컵처럼
핏기없는 얼굴로
▶구겨지고 찢어지고 내동댕이쳐지는 종이컵이 있다. 종이컵에는 수많은 다른 얼굴이 있다. 젖고 찰랑거리고 찢어지면서 툭 새 얼굴을 꺼내자는 것이다. 새에게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날개라고, 머리를 박아대면 날개엔 힘이 생길 거라고 믿으며, 분노는 수혈하면서, 젖어러젖어러확더젖으러, 종이인 채로 컵인 채로, 확실한 목적지를 향해서, 핏기없는 새의 얼굴로,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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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9 <문예바다> 신인문학상 시 당선 2020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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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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