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4-26 오전 01:45:4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종이컵` / 김영경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11일
종이컵

김영경


줄줄이 포개져 있는 얼굴들
하나씩 던져봐

찢어지고 구겨져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종교는
얼굴이 아니지만

나에게 쏟아봐 온갖 비난과 칭송의 말들
나누어 주세요 아름다운 오해가 쌓이면
한쪽만 젖은 새 얼굴을 꺼낼 테니까

분노도 수혈이 가능하다면
공장이 아니라 종교에서 태어나겠어요

종이컵처럼
투석의 대상처럼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젖어라젖어라확더젖어라

당신들은 계속 감정을 수혈하겠지만

괜찮습니다
칭찬은 거부할게요

아름다운 오해는 확고한 예언을 만들지
신을 믿고 천국으로 가세요 목적지가 확실한 종이컵처럼

핏기없는 얼굴로




▶구겨지고 찢어지고 내동댕이쳐지는 종이컵이 있다. 종이컵에는 수많은 다른 얼굴이 있다. 젖고 찰랑거리고 찢어지면서 툭 새 얼굴을 꺼내자는 것이다. 새에게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날개라고, 머리를 박아대면 날개엔 힘이 생길 거라고 믿으며, 분노는 수혈하면서, 젖어러젖어러확더젖으러, 종이인 채로 컵인 채로, 확실한 목적지를 향해서, 핏기없는 새의 얼굴로, 전진!



ⓒ GBN 경북방송




▶약력
   2019 <문예바다> 신인문학상 시 당선
   2020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11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김영경 문예바다 한국일보 김조민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메타세쿼이아 연두` / 정서희 시인..
무산중·고등학교 전교생, 박목월 생가 찾아 체험학습..
경주시맨발걷기협회 출범식 및 제1회 선덕여왕길 벚꽃맨발걷기 성료..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정남진에서 / 황명강 시인..
경주시, 2024년 주민공동체 공모사업 비전 선포..
국립경주박물관, 신라 문화유산 시리즈 5권 발간..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은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경북교육청, 몽골 총괄교육청과 R컴퓨터 나눔 협약식 가져..
경상북도의회, 2024년도 청소년의회교실 본격 시동..
하이엠케이(주) 구미 알루미늄 소재 공장 착공식 개최..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어정역 계단에 물고기가 누워 있다 숙취에 절은 움직임에 .. 
황명강 시 정남진에서.. 
메타세쿼이아 연두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북 포항시 북구 중흥로 139번길 44-3 / 대표이사: 진용숙 / 발행인 : 진용숙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273-3027 / Fax : 054-773-0457 / 등록번호 : 171211-00585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1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용숙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