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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기러기의 죽음` / 김경옥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18일
기러기의 죽음

김경옥


비닐장갑을 낀 경찰관이 문을 뜯었을 때
식탁 위엔 널브러진 냄비와
기러기 한 마리 엎드려 있었다
죽은 지 보름만이었다, 냄새가
외로움보다 독하게 코를 찔렀고
방안에는 밀린 국제통화료 고지서가 날렸다
위 속에서 검출된 것은
라면 국물과 약간의 알코올이었다, 검시관은
라면 올에 목이 매인 그의 죽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먹다 남긴 스텐레이스 냄비에는
허연 꽃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겨울이 지나도록 돌아가지 못한 기러기들이
몸 안에 쌓이는 수은에 몸을 떨다가
강가 갈대밭에서
목을 늘이고 죽어갔다

기러기들이 보름달 위로 사선을 그으며 떠올랐다.




▶먹을 것 쉴 곳을 찾아 철따라 이동하는 기러기들이 나는 겨울이다. 텅 빈 밤하늘을 나는 기러기들을 쳐다보다 외롭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이 겹쳤다. 영낙없이 다음날 조간에 기러기 아빠의 외로움과 죽음 소식을 읽었다.



ⓒ GBN 경북방송




▶약력
  2003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4년 『시와 사람』 신인문학상
  시집  『기러기의 죽음』
  땅끝문학회 동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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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김경옥 무등일보 시와사람 땅끝문학회 김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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