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0-07-12 오전 02:34:0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다락방의 여자들` / 이화영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6일
다락방의 여자들

이화영


마당이 노랑으로 붉었습니다
다락방에 어울리는 주문은 노랑
어둠 속으로 몇 마디 주문이 떨어집니다
다락방에 어울리는 주문은 노랑

책을 뜯어먹은 쥐는 먼지가 되고
리듬을 먹은 먼지는 새가 되고
간혹 죽은 새 울음이 들리는데 이탈한 음표들로 난장입니다
나뒹구는 머리카락은 다락방여자들의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이빨 빠진 소쿠리에서
할머니가 화투칠 때 쓰던 모포담요를 끌어 와 누울 자리를 만듭니다
책을 펴면 쥐똥이 떨어지고
백열등이 할머니 돋보기처럼 물무늬를 만듭니다

이곳은 미치고 싶은 여자의 호구
미치기 좋은 규범이 천지사방 사이좋게
살아도 ㅎㅎ 죽어도 ㅎㅎ

아빠가 타고 오는 버스가 전복되기를 기도하느라 하루를 탕진했어요

다락방의 가면은 민낯
가면너머 새로운 얼굴과 이름이 있어요
가면을 벗으면 얼굴이 사라져요
다락방에 대한 리뷰는 끝날 줄 모르고

어머니 제발 완벽한 이곳에 나를 버려주세요




▶다락방 쪽창을 열면 마당이 한눈에 들어왔다. 첫서리가 내리고 11월이 오면 색색의 국화는 바짝 마른 잎을 달고 독기를 품었다. 향이 쓰다 못해 아려서 한주먹 훑어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렸다.
다락방은 내 유년의 유토피아였다. 먼지가 날리고 쥐똥이 굴러다니는 바닥에는 귀나간 세간살이와 소모품이 내팽개쳐져 있었다. 우묵한 항아리 속에는 쌀겨에 박힌 홍시가 겨울을 나고 있었다.
다락방은 하얀 방이다. 리듬과 순정이 스텝을 맞추며 어긋나는 사물을 위로하는 곳. 텅 빈 말 그릇을 형형색색 무작위로 채워주는 곳. 다르게 보고 말하는 흉내를 내는 곳. 하이디 할아버지가 전나무 바람소리를 몰고 불쑥 들어올 것 같은 곳.




ⓒ GBN 경북방송




▶약력
   2009년 정신과표현 등단
   시집 「침향」「정신과표현」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6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이화영 정신과표현 침향 김조민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포항시 4급 및 5급 2020.7.1字 인사이동
성건동 생활방역위원회, 생활 방역 캠페인 실시
웹드라마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제작발표회 경주춘추관에서 열려
2020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포함 대한축구협회 주최 초·중등부 대회 코로나19로 인한 취소 결정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인공호수` / 문숙 시인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칠칠(七七)` / 박성민 시인
환동해산업연구원,˝경북해양환경해설사˝양성과정 입교식 개최
‘생활 속 거리두기’ 성주문화예술회관 운영 재개!!!
이상용 고령군관광협의회장 제35회 대한민국 ‘신지식인 인증’
김석기 의원, ‘경주역사 부지 재조성’기반 마련 위한 「폐철도부지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환절기증후군우중화오른쪽 심장으로 통증 하나 길게 지나는데 ‘정상 이예요.’ 의사.. 
칠칠(七七)*        -풍설야귀도(風雪夜歸圖)박.. 
인공호수 문숙분수놀이를 위해 여름 한철만 물을 채우는 호수에개구리들이 모..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12일 세손으로 책봉되..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232(황오동 110-1) 2층 / 발행인 : 진병철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773-0456 / Fax : 054-773-045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00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병철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