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김추인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31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김추인
초원을 천천히 걸으면 평화가 보인다 구멍이 보인다 세상모두가 구멍으로부터 온다는 건 어딘가에 빈 구석이 있다는 말 여기와 저기의 통로라는 말이다 사람의 일도 같아서 빈구석이 보이는 이에 곁을 주고 싶던 것
말씀이 오시는 입 사랑의 농도 갈파되는 동공 숨결의 외부와 내부를 경계 짓는 콧구멍, 땀구멍, 흙 구멍, 그리고 숱한 헛구멍들 구멍들에서 목숨들 태어나 세상의 헛구멍 막는 일에 복무중이다
뱀 구멍인가 했는데 타르박*, 홉뜬 눈이 불쑥 올라왔다 쏙 들어간다 바람보다 빠른 삶의 비책 풀밭이나 구름길에서 너나없이 꺄륵대다 발라당 누웠다 야단법석이 여기다
옛날에 집나간 어린 반짝임이 서리 앉은 어른 이에게 기척 없이 돌아와 헤헤대며 놀고 있었다
* 몽골 마못
▶우주, 대 섭리를 생각하다. 신의 언어라 할 존재의 DNA를 생각하다. 하나의 씨알에서 시작된 푸르른 초원, 하나의 씨알, 그 작은 것 어디에 말씀이 숨었다가 저리 화사한 꽃으로 오시는 것인지 꽃 중에 순결한 꽃, 아기를 조우하며 생명의 씨알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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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1986년 현대시학 등단
한국 예술상, 질마재문학상 수상
시집 『모든 하루는 낯설다』 『오브제를 사랑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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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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