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0-05-30 오후 05:10:1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뉴스 > 문화/여성 > 시로 여는 아침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죽은 발톱` / 우남정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4월 02일
죽은 발톱

우남정


무엇에 걸려 뒤집히는 비명, 눈물이 쑥 빠진다
뽑히다 만 뿌리
살갗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다
온종일 발품을 팔다 지쳐 돌아온 날
피멍 삼킨 그 발톱이다

가만, 그 밑에 보드라운 무엇이 있다
고물고물 숨죽인
보얗고 여린 꽃잎 한 장
반달 같은 발톱에 새순이 돋았나
들뜬 보굿을 밀어올리고 있다

할머니가 들려주신 옛이야기
한겨울 개울가
곰 한 마리 발견한 사냥꾼, 활을 쏘았대
곰이 그대로 서 있더래
다시 활을 쐈는데 그대로 서 있더래
가까이 가보니
어미 곰은 커다란 바위를 껴안고 죽어 있었더래
그 밑에 새끼 두 마리 곰실곰실 먹이를 찾고 있었대

죽어서도 덜컹거리며 기다리고 있었구나
눈을 질끈 감고 죽은 발톱을 뽑아낸다
자줏빛 등이 품고 있던
어린것 아장아장 걸어 나온다

세상을 지켜낸 힘은 저 묵묵한 마중에 있었다



▶번째 발가락이 유난히 긴 나는 구두를 신고 오래 걷거나 등산을 하다 보면, 자주 발톱이 피멍이 들어 검게 변한다. 한동안 잊고 지내다 어느 날 덜렁거리는 발톱이 아파 들여다보면 간당간당하게 매달린 발톱 밑에 새 발톱이 자란 것을 본다.
요즘처럼 앞 선 세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대접 받지 못한 시대도 없는 것 같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은 사라졌다 그들의 시대는 개혁과 혐오의 대상이 되기 쉽다. 급변하는 사회는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지 못한다. 그러나 울타리가 되어 다음 세대를 지켜내고, 험난한 시간을 묵묵히 걸어온 부모세대가 있어 오늘이 있는 것은 아닐까




ⓒ GBN 경북방송



▶약력
   2008년 다시올문학 등단,
   201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제16회 김포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 「구겨진 것은 공간을 품는다」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4월 02일
- Copyrights ⓒGBN 경북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Tags : 우남정 다시올문학 세계일보 김포문학상 김조민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잠든 배` / 류미야 시인
한국대중음악박물관 ‘박물관 길위의 인문학‘ 사업선정
영탁 막걸리!! 네가 왜 예천에서 나와?!!
오감만족(五感滿足) 독도새우, 울릉․독도 해역 방류!
코로나19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18일부터 방문 신청 접수
이강덕 포항시장, 유치원 및 초등학교 새내기 학생 첫 등교 축하
포항시 북구보건소, 양학동 치매보듬마을 주민설명회 개최
2020학년도 제1회 영어듣기능력평가 빈틈없는 준비
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소만(小滿)` / 박솔 시인
선덕여고, 온라인공동교육에 영화사 씨네주 엄주영 대표 초대
포토뉴스
시로 여는 아침
Her* ―가상현실정재분당신이 다만 저 하늘 아래 어딘가에 있는 것만으로는공허를 메.. 
미완성 홍우식 2분의1, 4분의1 나를 접어 본다빠져나가는 시간들어둠.. 
소만(小滿)박 솔꽃밭은 저기, 저쪽 불량배들의 골목 너머에 있다솔체꽃밭으로 건너간 .. 
최동호 교수의 정조대왕 시 읽기
정조는 1752년 임신년에 출생하여 영조 35년 1759년 기묘년 2월 12일 세손으로 책봉되..
상호: GBN 경북방송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232(황오동 110-1) 2층 / 발행인 : 진병철 / 편집인 : 황재임
mail: gbn.tv@daum.net / Tel: 054-773-0456 / Fax : 054-773-045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00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진병철
Copyright ⓒ GBN 경북방송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