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Her` / 정재분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5월 28일
Her* ―가상현실
정재분
당신이 다만 저 하늘 아래 어딘가에 있는 것만으로는 공허를 메울 수 없다
소유의 격이 목적의 격이 아이콘으로 바탕화면에 있으나 접속 버튼은 두통에 시달린다
누가 가상의 세계를 비상구라 했나 노려보는 것으로 옹벽이 창문 될 리 없을 것인데 환상은 피가 흐르지 않을 것인데
스크린 속 남자는 몸 없는 여인과 홀로그램식 사랑을 하고 구름 한 점 없는 날 혼자서도 가득하다,
해변의 무수한 비키니 속에서도 동공에 맺힌 여자는 없다
어디에나 있는 공기의 방식을 선호하는 당신과 달리
나는 아날로그 숨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어야 하는
* 『Her』: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병균의 가능성이 된 작금이라 더욱 혼자 놀라고 한다. 미증유의 요구 앞에서 찾아낸 방법, 그것은 인형을 업고 놀다 잠든 어린 시절을 호출하는 것, 누군가는 이미 익숙하다. 가상의 세계를 현실로 초대하여 부재를 다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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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BN 경북방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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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정재분 2005년 계간 시안 등단 시집 『그대를 듣는다』, 『노크 소리를 듣는 몇 초간』
산문집 『침묵을 엿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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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  입력 : 2020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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