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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민 시인이 만난 오늘의 시 - `병윤네 무인마트` / 안영선 시인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6월 23일
병윤네 무인마트

안영선


서천사거리 모퉁이에는 가게가 있어
한 계절을 듬뿍 진열한 가게가 있지
문을 열 거나 닫지 않는 가게가 있어
바람과 햇살이 먼저 들르는 가게가 있지
어느 날은 비와 눈발로 가게가 북적이기도 했어
원하는 계절을 구입하려면 직접 계산을 해야 해
잔돈은 거슬러주지 않으니 금액을 잘 맞춰야지
계산통 앞에는 동그란 거울이 하나 놓여 있더군
나를 쏙 빼닮은 주인이 계산대를 지키고 있어
거울 앞에서 잠시 미적거리는 나를 보았지
영하 15도가 넘는 날도 병윤네 무인 마트는 문을 열더군
그런 날은 계절 채소 대신 한 줄기 햇살과
싸늘한 냉기가 진열장을 가득 채웠어
이따금 소복이 쌓인 함박눈을 파는 날도 있었지
입춘이 지나고 우수 경칩이 오면
병윤네 무인 마트에도 봄이 찾아올 거야
빈 의자에 그림자를 벗어 걸쳐놓은 주인은
냉이를 캐거나 입맛 돋우는 씀바귀를 준비하겠지
오늘도 발끝이 가게 앞을 소소하게 서성이고 있어




▶무한 신뢰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일까. 내가 사는 도심에는 사시사철 문을 여는 ‘병윤네 무인마트’가 있다. 길가에 손수레를 개조하여 만든 가게이니 문을 여닫는 일도 없는 곳이다. 주로 채소류를 파는 가게라 겨울에는 판매대에 하얀 눈만 소복이 쌓일 뿐이다. 매일 출퇴근 운전 중에 스치는 곳이니 주인을 만나 본 적도 없다. ‘병윤’이 주인의 이름인지, 아이의 이름인지는 모르지만, 무한 사랑의 이름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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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2013년 계간 《문학의오늘》 등단
   산문집 『살아있는 문학여행 답사기』
   현재 용인문학회장





김조민 기자 / blue2140@hanmail.net입력 : 2020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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